北 TV 한국경기 첫 방송

  • 입력 2002년 6월 24일 18시 43분


북한 조선중앙TV가 23일 밤 한국과 이탈리아의 월드컵 16강전을 녹화방영했다. 사진은 TV화면을 촬영한 것이다.-연합
북한 조선중앙TV가 23일 밤 한국과 이탈리아의 월드컵 16강전을 녹화방영했다. 사진은 TV화면을 촬영한 것이다.-연합
북한이 23일 한국의 월드컵 축구 승전보를 처음으로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밤 10시부터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 주요장면을 1시간 분량으로 편집해 녹화방송했다. 조선중앙TV는 1일부터 월드컵 주요경기를 녹화방송해 왔으나 그동안 한국팀 경기는 방송하지 않았다. 조선중앙TV 방송 내용을 부문별로 정리해봤다.

▽경기장 분위기 소개〓중앙TV는 남측 방송을 더빙해 내보냈으나 화면 왼쪽 상단 스코어판 위엔 ‘2002 한일 월드컵’ 대신 ‘제17차 세계축구선수권대회’라는 자막을 덧씌웠다. 응원단이 외쳐댄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 등의 구호는 기술적 처리를 한듯 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관중석 하단에 걸린 대형 태극기는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

▽한국 선수단 소개〓네덜란드 축구대표팀과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팀 감독 등을 지낸 거스 히딩크가 한국팀을 감독하고 있다며 젊은 신인을 대거 발굴한 것이 히딩크 감독의 공로라고 소개했다.

또 안정환은 이탈리아 페루자 소속으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어 큰 경기에 강하다고 칭찬했다. 박지성은 속도가 빠른 공격수이며 이영표와 함께 중간지대(미드필드)를 제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설기현은 기술있는 선수이며, 유상철과 홍명보 등은 경험이 풍부한 노장선수라고 소개했다.

한국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따라잡기를 해서 방어를 잘하고 있다며 투지를 발휘한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토티 퇴장은 옳았다”〓해설을 맡은 이동규 북한 체육과학연구소 부소장은 오심 논란이 일고 있는 이탈리아 선수 토티의 퇴장에 대해 “선수의 행동이 고의적이다. 심판이 정확히 처리했다”고 말했다.

▽한국팀 전적 소개〓한국팀의 역대 월드컵 대회 전적과 이번 대회 16강전까지의 전적을 소개한 뒤 “이탈리아는 1966년 제8차 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리(북한)에게 패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한국이 월드컵대회 공동주최국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한국팀을 언급하면서 ‘자기 나라에서 열리는’이라고 부연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팀이 월드컵 4강에 오르자 북한도 한국 경기를 더 이상 빼놓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북한은 22일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과 25일 한국과 독일의 4강전도 순차적으로 방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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