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검찰내 親이회창세력 있다”

  • 입력 2002년 5월 28일 18시 08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28일 주간지 인터뷰를 통해 “검찰 내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체제를 지원하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섬으로써 검찰의 정치권 수사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노 후보는 이날 발행된 ‘뉴스메이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에도 소위 특권주의와 엘리트주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슬금슬금 흘리는 (데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윤여준(尹汝雋·한나라당 의원)씨가 최규선(崔圭善·미래도시환경 대표)씨를 만난 것은 십 수회가량인 데 그것은 조사가 안되고, 달밤에 그림자 보듯이 한번 스치고 지나간 것은 시시콜콜 얘기가 나오니까 기분이 안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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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 또 검찰압박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특정지역 출신 정치검사들을 앞세워 검찰을 망쳐놓은 DJ정권의 계승자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권력비리를 제대로 수사하면 ‘반노(反盧) 검찰’이고, 종전의 정치검찰처럼 축소 은폐하면 ‘친노(親盧) 검찰’이냐”고 비난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검찰 “이해못할 발언”▼

한편 노 후보의 발언에 대해 검찰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원칙대로 공정하게 수사하라는 식의 원칙론도 아니고 특정 사건과 관련해 본인도 연관된 민감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며 근거가 빈약한 비난을 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간부급 검사는 “대통령 후보로서 개인도 아니고 검찰 조직에 대해 분명한 근거도 없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견 검사는 “단서가 없어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을 두고 수사 자체를 편파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법률가이기도 한 노 후보의 자질을 의심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검사는 “검사 개개인이 유권자로서 대통령 후보에 대한 선호는 있을 수 있지만 집단적 조직적으로 어느 한 후보를 지원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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