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

  • 입력 2002년 5월 22일 13시 22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22일 "권력을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제왕적 대통령의 시대는 끝내야 하며 3권분립을 확실하게정착시키고 법치주의를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연설요지에서 "권력형 비리와 부패는 권력의 사유화가 만병의 근원"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동아닷컴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이후보의 관훈토론회 실황을 동영상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이 후보는 특히 "인사파탄, 국정파탄은 모두 사유화된 권력에서 비롯된 것이며,민주주의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 그 원인"이라면서 "권력형 비리와 부패에 대해 성역없는 조사와 엄정한 법집행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이 존중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제운영방식도 혁신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기업에게 지시하고 간섭하는 시대를 끝내야 하고, 자유와 창의가살아 숨쉬는 진정한 시장경제로 나가야 하며,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확산시켜 나가는게 정부의 기본임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에 이어 23일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24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잇따라 참석한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①…최규선과의 관계등▼

▽어제 서울시 정무부시장 지낸 김희완씨가 검거됐다. 김씨는 설훈 의원이 폭로한 20만달러 수뢰설과 관련해 중요한 인물이다. 송재빈씨는 이 이야기를 김씨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다. 항간에는 이 얘기와 관련된 테이프가 있다는 소문도 있다. 이 후보는 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어떤 정치적 책임도 지겠다고 했다. 후보사퇴 등 모든 걸 하겠다는 건가. 분명한 입장을 말해달라.

- "설훈 의원이 처음 폭로했을 때 기가 차다고 생각했다. 전혀 없는 사실을 가지고 국회의원이 공개적으로 발언해서 법적인 조치를 취했다. 거기서 김회완이 중간에서 들었다는 사람으로 거명됐다. 들었던 안들었던 그런 사실은 없다. 오늘 아침 보도 보니까 20만불 준 적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나왔지만 검찰이 엄정하게 사실을 제대로 밝혀주기 바란다. 우리는 이 사건을 설훈 의원과 관련해 고발했고 빨리 수사해주길 바라고 있는데 검찰이 아직도 수사를 진행못하고 있기 때문에 빨리 수사하기를 바란다."

▽ 폭로 내용에 따르면 20만달러를 준 것 외에 이 후보의 방미를 위해 미국 인사들 만남도 주선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박진 특보가 직접 했다고 했다. 또 보통 미국은 유력 야당 후보자에 대해 접촉채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후보는 어떤 채널을 갖고 있나.

- "우리 방미는 해리티지 재단이 주선하고 미국내 절차 모두를 거기서 조정했다. 방미 주선에 최규선이 관여하고 주선했다고 하는데 터무니없는 일이다. 박진 특보와 관련해선 키신저 박사를 만난 것 같다고 얘기하는 것 같은데 박진 특보는 직접 키신저 수행팀과 연락해 만난 것이다. 나중에 들으니 최규선이 방미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우리쪽에 뭔가 일을 하고 싶어서 접근한 흔적이 보이지만 우리는 전혀 어떤 일을 맡기거나 도움 받은 일이 없다. 현재 미국과 어떤 채널을 갖고 있지 않다. 폭넓게 국회의원이나 정당 관계로 지인들이 있어 폭넓은 경로를 통해 얘기하고 있지만 특정 단체나 특정인물을 통해 하고 있지 않다."

▽ 최규선 커넥션과 관련, 큰 아들 정연씨가 최규선과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는 모종의 커넥션 의혹이 있다.

- "검찰에서 그 말이 나왔다고 해서 당에서 즉각 확인했다. 검찰 스스로 그런 말은 없다고 확인했다. 최규선과 관련해 전혀 없는 일들을 흘리고 발표하는 것에 대해 정말 비관한다. 우리 정치가 이런 식으로 모략과 흑색선전이 당연한 정치수단으로 쓰인다면 어떻게 정치가 개선되겠는가. 내가 피해자이어서가 아니라 어느 시대든 이런 정치 정략은 청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 최규선 관련 이 후보의 의혹이 드러난다면 후보사퇴를 포함해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인가.

- "지난 4년동안 많은 모략과 중상이 있었다. 그 중 어느 하나도 진실로 밝혀진 게 없었다. 만약 하나라도 있었다면 정치를 떠났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마찬가지다. 어떻게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나. 진실이 국민 앞에 제대로 밝혀지길 바란다."

▽ 서청원 대표가 대통령 아들 사건의 몸통이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했다. 근거도 있다고 했다. 이 후보도 같은 생각인가.

- "서청원 대표가 부정부패 비리척결을 강조하면서 이 정권의 부정부패 문제는 다른 권력핵심부서가 아니라 바로 대통령의 자제들이 중심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이것은 정말 큰일이다. 한사람도 아니고 형제 모두가 연관됐다. 그렇다면 단순한 부정이 아니라 국가의 기본이 무너져내리는 걸 막기 위해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아버지인 김대중대통령도 해명하고 밝혀야 한다는 뜻 아닌가."

▽ 만약 검찰 수사가 한나라당이 주장한 근거를 밝혀내지 못하면 제시할 것인가. 대선국면에서 탄핵추진할 것인가. 집권 뒤에 전면 재조사 용의 있나.

- "대통령과 관련해서 직접 관계된 증거가 있다고 말한 것은 기억못한다. 그건 지금까지 제시된 상황과 증거에 대해 대통령이 마땅히 책임있는 발언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우리는 특검제를 요구했다. 검찰이 열심히 하고 총장도 성의를 갖고 일하지만 실제로 대통령 아들과 관련된 만큼 검찰 내부에서 국민이 바라는 만큼 엄정한 수사가 되겠는가에 대해 우리는 걱정한다. 그래서 특검제를 요구한 것이다. 특검제가 오히려 대통령에게도 좋다고 본다. 대통령이 깨끗하다면 스스로 밝히고 아들들 문제지만 사심없이 처리한다는 것을 보이고, 레임덕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제를 요구하고 있는데 아직 응하지 않고 있다. 그것만이 국민이 납득할 것이다."

▽ 한나라당 대여 공세가 최규선 말을 근거로 하는데 그런 의혹들을 풀어달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윤여준 의원은 최씨가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 이 후보께 말도 안했다고 했다. 최규선의 인물됨이 어느 정도 사실일 것으로 보는가.

- "최규선을 사실 잘 모르고 검찰의 흘러나오는 얘기가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지 말할 입장은 아니다. 최규선이 녹음했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모든 문제가 폭발됐다. 그 부분에 대해선 정확한 조사가 나와야 한다. 20만불에 대해서는 아직 그런 언급이 없고 어떤 진술이 나올지 모르지만 이 부분은 어떤 진술이 나오더라도 진실이 아니다."

▽ 아들 문제는 이 후보도 고통을 겪은 경험이 있는데, 집권하면 대통령의 아들을 사면할 건가.

- "현재 조사단계인데 사면을 말하는 것은 이르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②…남북관계 ▼

▽ 현 정부도 상호주의를 하기 싫어서 하지않은 게 아니다. 이회창식 상호주의의 실천 수단과 방법을 말해달라.

- "대북 포용기조를 지지한다. 포용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이 필요한데 상호주의, 국민적 합의, 투명성 검증 등 세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미국 부시행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우리가 확고하게 밝혔던 내용이다. 상호주의는 인식의 문제이다. 김대중 정부는 말은 상호주의라고 하지만 우선 비위를 건드리지 말고 북한에 주자는 식이다. 북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적십자총재와 통일부장관까지 갈아 치웠으나 얻은 게 무엇이냐. 북한도 대응조치를 해야만 남북관계가 진전된다는 확실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지난번 미국에 갔을 때 정부 관계자 등과의 토론에서 '지금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에 좋은 정책 펴는 데 북한이 변화하지 않는다. 당신이 상호주의 강조하면 남북관계가 더 경색될 것 아니냐'는 질문 받았다. 이에 '아마 김대중 정권이 역대 정부 중 가장 관용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변화나 성과가 없다. 앞으로 더 잘해준다고 성과를 기대할 수 있나. 이제는 방법 변화의 시점이다. 북한으로 하여금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남북관계 변하지 않는다, 북한이 스스로 실제로 변할 때 남한이 북한을 지원한다는 원칙을 갖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경제적 지원을 하면서 군사적 신뢰구축, 기능적 군사적 통제, 구조적 군비통제 등을 단계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또 분단고통 해소, 철도 연결 이후에 진행될 문제들을 들어줘야 경제협력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북한이 하게 해야 한다."

▽ 집권하면 현 정부의 남북관계 정상회담 성사 과정에 대해 조사할 생각 있나.

- "조사 보다 이미 이뤄진 정상회담 성과를 다음 정부가 어떻게 승계하냐가 중요하다. 나는 남북대화 원칙은 승계할 것이다. 다만 합의 내용 중 몇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합의서에 평화나 평시 체제 변화에 대해 언급 없다는 점과 남북연합과 낮은 단계 연방제의 공통점이 있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③…교육문제 ▼

▽ 국가혁신위 보고서를 보면 향후 20년간 최소한 6% 이상 성장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너무 장밋빛 아닌가. 우리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고 특히 미국 경제 의존도가 높다. 세계경제가 계속 호황이 아니면 불가능한 수치이다. 올해도 우리 경제가 거품이 있다는 평가인데 20년간 6% 성장은 어떤 근거로 제시한 것인가.

- "미국 일본의 경제가 우리 경제에 영향 많이 미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의 경제는 나빠졌다가 좋아지기도 한다. 우리는 길게 볼 때는 대외경제의 의존도가 크지만 그러나 그게 플러스로 가느냐, 마이너스로 가느냐를 볼 때 반드시 마이너스로 갈건 아니라고 본다. 나는 잠재성장률을 키워야 한다고 본다. 지금의 추세라면 대체로 앞으로 4,5%로 끝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없다. 6% 성장은 우리 스스로 뛰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기술과 교육, 인적자원이 성장의 엔진이다. 과학기술 분야 투자는 국내총생산(GDP)의 2.6에서 3%로올리고, 교육은 4.6%에서 7%로 올려야 한다. 특히 교육은 돈을 퍼부어서라도 환경을 바꿔야 한다. 얼마전 IT쪽의 강국인 핀란드를 갔다왔는데 그 나라가 91-95년 사이에 연구개발쪽에 집중 투자를 하면서 심지어 복지부분도 예산을 깍아가며 노력한 결과오늘의 성장을 이뤘다고 했다. 우리의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 노동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성장엔진으로 하겠다고 말했는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비전 2001 보고서를 보면 2001에서 10년동안 5% 성장이 가능하고, 2011년 뒤에는 4.1%, 그것도 구조조정이 잘 안되면 0.8%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본다. 우리의 인구증가율은 2010년에 0.3%로 사실상 감소시대가 된다. 65세 이상 노령화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주5일제도 눈앞에 있다. 이렇게 노동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어떻게 인력을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건가.

- "인구감소 노령화를 겪은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이 고성장을 실제로 이뤄냈다. 우리도 아주 상식적 판단에선 어렵다고 보지만 기술혁신과 인적자원 투자에 명목상이 아니라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나라의 명운을 거는 정책을 시행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이 부분은 당의 혁신위에서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친 것이다."

▽ 교육과 연구개발에 GDP의 10%를 투자하면 다른 어떤 부분에서 지출을 줄일 것인가

- "우리는 세출예산의 우선순위에 따라 상당한 여유를 갖고 있다. 우선순위를 교육에 두면 된다. 재정개혁에 허점이 많다. 교육의 경우 1%(6조원)의 교육국채를 발행해 할 수 있다. 이 정도는 차세대를 위한 자산이므로 국민의 합의가 가능할 것이다. 일반 재원에 의한 사업성 기금에서 여유분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합치면 대체로 투자부분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집권해 검토할 때 이보다 더,혹은 덜 나올수도 있다. 다만 야당 입장에서 이런 정도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④…대미관계 ▼

▽ 미국에서 공화당 관계자들의 환대를 받고 고무됐다고 한다. 미국의 지지를 받았는가.

- "지지를 받았다기 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 외교는 많은 부분에서 미국과 견해를 같이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우리 국익을 우선하는 외교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 미국 방문에서 친미 정서를 보였다는 말이 있다.

- "미국에서 한 말은 모두 국내에서 한 말이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도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북 정책을 중시하는 것은 북한을 끌어내서 무엇인가 만들어 낼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그대로 얘기했다. 특히 미국이 듣기 좋아하는 소리를 새롭게 하거나 첨가하는 것은 없었다. 국내에서 마치 친미적인 발언을 한 것처럼 알려져 나에 대한 비판이 있었던 것을 봤으나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결코 국익을 무시하면서 친미를 찬양하는 사람은 아니다. 남북 관계는 우리 스스로의 문제여서 분명한 나의 입장을 갖고 있다."

▽ 2000년 8월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반미 감정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되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 "당시 노근리나 매향리 사건은 정확히 진실이 밝혀지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해야 한다. 진실 규명 보다 미국에 대한 악감이나 반대 감정을 불러일으켜서 사건의 본질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좋지 않다. 그런데 두 사건에서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사태가 있어 우려한 것이다. 우리 국익과 국민을 위한 내용은 어느 누구의 눈치를 볼 일 아니다. 다만 매우 냉철한 마음으로 처리해야 한다. 더구나 한미동맹의 골간이 우리 경제 번영의 밑바탕이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한미 관계에서 제대로 정곡을 찔러 해결해야지 반미를 일방적으로 끌고가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 한나라당이 F15에 대해 특별한 반대를 하지 않아 이 후보의 친미 인상과 관련 있다고 봤다.

- "우리는 그때 경선 중이었다. 경선 후보들은 TV토론 등에서 이 문제를 다 언급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경선을 언론이 관심 갖지 않아 떠오르지 못했다. F15 결정이 잘됐는지 못됐는지는 과정이 공개 되지 않아 모른다. 예산 부족과 절충 교역, F15가 2030년 생산 중단되면 부품 공급 원활할지 등 여러 문제 있다. 로비가 들어간 것처럼 얘기되는 것은 대단히 불쾌한 일이다. 정부가 밝혀야 한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⑤ …집,사생활▼

최근 옥인동으로 이사했는데 그 다음에 동네분들과 막걸리하면서 귀 기울인적 있나.

- "이사갈 때가 한참 경선기간 중이었다. 우선 떡을 돌렸지만 아직 막걸리잔을 기울이진 못했다. 시간이 나면 하겠다."

▽ 당선되면 청와대 집무실을 옮기겠다고 했고 국민을 향해 큰절도 했는데 중요한 건 당선 뒤엔 담을 쌓는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 반드시 청와대 집무실을 옮겨야만 한다고 보나.

- "나는 처음에 청와대 집무실을 옮기는 건 형식적인 문제이고 진짜 중요한 건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근자에 마음을 바꿨다. 청와대 자체가 폐쇄적인 권위의 상징이 됐고 특히 근자에 대통령과 자제들의, 그리고 청와대 직원들의 비리가 터져나오면서 청와대라는 궁궐 속에서 민의와 동떨어진 곳에 대통령이 앉아 국민의 뜻을 모른 채 국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인식됐다. 새 정부는 국민 속에 다가가 국민을 위해 정치한다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라도 집무실은 영빈관으로 쓰고 시내 가까운 곳에 집무실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영국도 시내 한가운데 있지 않은가."

▽ 부인 한인옥 여사가 최근 이 총재가 양복 2벌 갖고 있고 세일 때 샀다고 말했다. 양복을 몇벌 갖고 있나.

- "잘 모르겠다."

▽ 지금 입은 건 얼마짜리인가.

- "얼마인지 잘 모르겠다."

▽ 브랜드는 뭔가

- "20세기라는 양복점에서 맞춘거다."

▽ 얼마 전 환경미화원들을 만났는데 그들의 초봉이 얼마인줄 아나.

- "그 자리서 물었다. 150만-200만원으로 들었다."

▽ 초임판사 때 동료들과 밤늦께까지 포커해서 부부싸움 했다고 했다. 그런데 아름다운 원칙에는 그런 얘기가 없다. 독자에게 거부감 줄까봐 일부러 뺀건가.

- "그렇지 않다. 인터뷰 때 다 얘기한 것이다. 지금 판사가 저녁 먹고 포커했으면 문제됐을 것이다. 당시에는 여유가 있었다. 저녁 먹고 영장 판사가 혼자 있기 뭐할 것이라면서 몇 명이 모여 포커치곤 했다."

▽ 별명이 500원이라는데 사모님이 하루 식사값으로 그것만 준 것으로 안다. 너무 인색하지 않았나. 밤늦게까지 포커하려면 돈이 있어야 할텐데 사모님이 준 용돈 외에 다른 주머니 있던 것 아닌가.

- "큰 돈 갖고 하는게 아니라 푼돈으로 하는거다."

▽ 97년 대선에도 이 나라의 정통성과 주류세력 얘기를 했다. 일본 특파원 간담회에서 같은 애기를 했는데 말하자면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안정희구세력으로 봐도 되겠나.

- "그렇기도 하지만 좀더 포괄적이다. 건국 후 산업화 민주화 거치며 그 시대의 세력 개념이 섰다. 이제 선진화시대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에 무슨 산업화, 민주화 세력들이 따로 모이겠나. 이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공감하는 세력들과 현 정부에서 무너진 국정을 바로잡고 갈 수 있는 세력을 합쳐 메인스트림이라고 했다. 대선을 통해서 다음의 리더십은 이래야 한다고 하면서 모여 권력창출을 한다면 그게 바로 메인스트림 아닌가."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⑥…서민대책 ▼

우리 사회 주류세력을 말한 적이 있는데,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안정희구 세력을 뜻하나.

- "21세기는 선진화 시대이다. 과거의 건국세력 민주화세력 산업화세력이 각각 뭉쳐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한민국 정체성에 공감하는 세력, 김대중 정권에서 무너진 경제 복원하자는 데 공감하는 세력이 메인스트림이라고 말했다."

▽ 서민 대중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인가.

- "그렇다. 과거의 기성 세력과 진보적 세력,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을 모두 포함한다. 이른바 보수와, 핵심적 가치에 동참하는 합리적 진보까지 아우르는 세력이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도 같이 하는 메인스트림이 되어야 한다."

▽ 서민들은 한나라당이 서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한다.

- "우리가 많이 잘못 알려져 있다. 재벌비호정당이고 귀족이고, 이는 정말 잘못 알려진 것이다. 이를 깨뜨려야 한다. 김대중 정권에서 빈부격차가 커졌다. 못사는 사람들이 아주 어려워졌다. 그런데 이 정권에서 우리를 재벌비호당이라고 하고 이회창을 귀족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나는 일부러 소회계층 대변자로 보이기 위해 없는 것을 꾸미고 하지는 않는다. 내가 귀족이라고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법관 시절 사회적 약자, 없는 사람 등을 위해 일해왔다."

▽ 노무현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 "노 후보가 젊은 층 지지를 더 받는 것은 사실이다.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기대에 때맞춰서 노무현이라는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변화와 개혁의 내용이 무엇인가, 당장의 산뜻한 것만을 원하느냐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진정으로 이 나라의 개조를 위해 필요한 변화와 개혁이 무엇이냐를 보면 (지지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평균 재산이 111억원이다. 이런 인적 구성이 주류 세력을 대표하고 있다고 봐도 되나.

- "인적 구성으로 보면 그렇다. 그러나 빈부격차 문제는 그 사람의 재산 정도로 볼 일이 아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빈부격차 벌어지는 것을 손 놓고 보고만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⑦…남북관계 ▼

▽ 금강산 관광사업 어떻게 할 건가. 계속할 건가 그만둘 건가.

- "사업의 계속에는 2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 북측도 합의한 관광특구 지정과 육로관광 개설이다. 이게 된다면 수익성을 개선할 길이 있을 것이다. 이 사업이 남북간에 물꼬를 튼 점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계속해도 좋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국민의 혈세를 부어서 엉뚱한데로 돈이 가는 건 안 된다."

▽ 남북정상회담 6.15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게 1,2항이다. 1항은 자주부분은 외세포기하고 민족공조로 나오라고 한다. 2항은 남한이 연방제를 합의한 것이라고 평양방송이 보도했다. 이 선언을 살릴 것인가, 폐기할 것인가.

- "이 선언의 의미는 정상이 만나 대화를 하고 지속적인 대화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정신과 원칙은 살린다. 그러나 1,2항 특히 2항은 그대로 갈 수 없다. 연방제와 연합제가 공통성을 갖는다는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 짚는다는 건 폐기한다는 것을 말하나.

- "조항2에 대해선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대로 하면 폐기해야 한다."

▽ 이 조항이 6.15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조항이다. 북한이 이 조항을 연방제로 주장한다면 이후보가 폐기를 주장한 것으로 봐도 되나.

- "이 문제는 회담 후 한번도 정상간에 지적된 적이 없다. 반드시 지적하고 연방제와 연합제가 공통성을 갖고 통일을 지향한다는 것은 지적해야 하고 북한이 어떤 반향을 보일지는 그 때 가 봐야 한다."

▽ 탈북 난민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건가.

- "본인들이 한국에 오기를 희망하면 수용해야 한다. 그들은 중국 러시아로 가든 이들 국가에 요청해 난민지위를 요청해야 한다."

▽ 혁신위 보고서 보면 전원수용 방침을 밝히는데 중국에 수십만명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 수십만명을 받아들이면 한국과 북한에 전략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나.

- "항상 원칙과 실제 전략적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한국이 안받아들이면 어디로 가겠나. 일단 인정하고 선택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하고 실제 수요대책은 재정과 기타 수단을 통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 폴로첼이라는 북한인권운동가가 중국에 배를 세워두고 탈북자들이 오면 실어서 한국으로 온다고 한다. 이런 NGO 활동을 지지하나

- "그의 활동은 인도주의적인 인권활동이라고 본다. 실제로 그 인원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는 정부가 인도주의에 반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 대규모 집단기업제 폐기와 출자총액제한 폐기 주장은 재계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데 재벌편항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감수하고, 노동과 진보계의 표가 깎이는 비판을 각오하면서 정책을 내놓은 이유는 무엇인가. 기득권 보수계를 지향하는 건가.

- "보수다, 진보다 라고 볼 수 없다. 우선 기업이 잘못한 일, 지배구조 불투명 등에 대한 경영책임은 당연히 묻고 상속세 문제도 그렇다. 제대로 뛰어야 돈도 벌고 노조의 요구도 들어주고 분배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가지에 대해 견해를 밝힌 것이다. 이런 것들은 기업을 봐주는 것으로 보면 안된다. 뒤집어 말하면 기업이 경제주체로 해온 활동으로 보면 사회에 분배되는 것이다. 단계적으로 출자총액을 풀어 기업의 충분한 투자와 자율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 이 후보의 주장은 시장경제의 윈리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답변으로 본다. 현재의 경제활동의 룰이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보나. 이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비판이 있다.

- "선성장, 후분배론자로 자르지는 말아달라. 이는 동전의 양면이다. 지속 고성장은 그게 바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그러면서 복지로 흘러들어간다. 동시에 가능한 것이다. 우선 성장을 통해서 분배재원을 만든다는 것이다. 분배를 도외시하는 성장론자가 아니다.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때까지 성장이 안되는데 분배만 할 수 있겠나."

▽ 기업 목적세를 폐지하고, 법인세를 인하하고 부가세를 올리겠다고 했는데 결국 기업 세금을 줄여주기 위해 일반국민의 세금이 늘어난다는 모순에 봉착한다. 또한 세금은 적게 거두고 교육 등에 집중 투자하는 게 가능한가.

- "법인세를 인하하자는 것이다. 폐지하자는 건 아니다. 폐지는 있을 수 없다. 우리는 법인세 인하와 소득세 10% 인하도 동시에 주장했다. 법인세 인하가 당장은 법인에 이익을 주는 것 같지만 결국은 법인의 활동을 원할히 해서 성장과 소득의 발전에 기여한다. 동시에 저소득층을 위해선 부가세와 특별세 감면을 주장했다. 대체로 저소득층의 생계비 10%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 물론 교육세를 4.6%에서 7%로 올리고 연구개발 투자하고 국방비도 3%로 올린다고 했는데 혁신위안은 길게 본 비전이다. 현실적 공약을 만드는데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다. 혁신위안이 대선의 공약은 아니다. 21세기의 국가 혁신을 위한 모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재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는, 크게 늘어나는 교육과 연구개발, 국방비는 2.9%에서 3%으로 오르는 것은 많지 않다."

▽ 기업환경을 위한다면서도 노동자를 위한 공정한 정책 한다고 했는데 양립할 수 있나. 재계는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를 위한다. 비정규근로자가 50%를 넘어서고 있다.

- "참 어려운 대목이다. 솔직히 인정한다. 노사문제가 가장 큰 사회적 난제였다. 하지만 어떻게 하나. 국가발전과 문제해결을 위해선 노사간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우선 첫째 법과 원칙 아래 쌍방의 입장을 정확이 인식하고 접점을 찾아야 한다. 기업은 기업대로 사회적 책임이 있다. 노사간의 원만한 합의를 위한 상호 노력이 필요하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⑧…경제·교육 ▼

▽ 성장 경제를 추진하면 빈부격차가 심화된다는 것은 동서고금 진리이다.

- "경제전문가가 아니라 경제논리로 완전한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건전한 상식으로는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장이 성장만으로 끝나면 성장의 그늘에 못사는 사람들이 더 어려워질 것이지만 앞으로의 성장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성장이고 복지정책이 함께 하게 돼 가능하리라고 본다."

▽ 공교육을 확대하면서 사교육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가능한가.

- "공교육이 처음부터 왜곡됐다. 현상을 보면 공교육이 하향 평준화됐다. 교실이 황폐화됐고 교직자 자신이 자긍심을 잃고 있다. 상식에서 생각해야 한다. 공교육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 그러러면 공교육 골격을 당장 없앨 수 없으니 학교 선택의 여유를 주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육은 만인이 평등할 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키우는 영재교육도 필요하니 이 수월성 부분은 사립학교에 주자는 것이다. 사립은 52% 정도인데, 앞으로 큰 길은 이렇게 잡되 재정 지원으로 균형을 잡자는 것이다. 독단적 도그마를 갖고 있지 않다. 국가, 21세기 혁신위 같은 전문가, 학부모가 포함된 기구를 만들어 우리 이 시점에서 우리 교육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내놓아야 한다고 본다."

▽ 옥인동 집을 사면서 가회동 빌라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는데, 왜 그동안 사돈 신세졌나.

- "집 구하느라 애먹었다. 야당총재 산다니까 계약하다가 깨지기도 했다. 융자 방식으로 다행히 해결됐다. 경선 기탁금 문제도 있어 약 3억원을 지급해서 해결했다."

▽ 가회동 경남빌라에 이 후보의 소유권 있나.

- "가회동 빌라 문제가 제기됐을 때 집이 없는 전월세 전전하는 국민들 입장 생각하면, 큰 집 쓰면서 국민 위한 정치 한다는 게 생각이 짧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2층, 4층 소유라는 말 나왔는데 터무니 없는 소리이다. 2층도 필요할 때 가끔 빌려 썼는데 4층까지 포함해서 세채 소유한 것처럼 되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⑨…정연, 손녀, 병역대책회의 ▼

큰 아들 정연씨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에서 어느 정도 보수를 받았는지 밝힐 수 있나.

- "조사돼 있다. 그러나 자료 안갖고 왔다. ADB에서는 적지 않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안다. 현재는 동서문화연구센터에 있는데 이는 연구로 간 것이어서 돈을 받지는 않는다. 근자에 연구 프로젝트를 받기로 한 것으로 들었다."

▽ 이 후보는 밖에서 엄격하고 철저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렇게 가정에서도 가정적인가. 시간이 없어도 대화하고 하나.

- "집에서는 다른 거 안한다. TV 앞에 앉아 있던가 마음을 풀고 지낸다. 바늘로 찔러도 피 안나온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 손녀를 봤나.

- "보고싶은데 나오면 또 얼마나 뭐하겠나. 참고 있다. 나오면 보려고 한다."

▽ 옥인동 집들이 때 원정출산, 이중국적 논란 얘기하면서 아기가 걱정이 돼 거기서 낳았다고 했다. 하와이에서 출산하려면 돈이 많이 들텐데.

- "내가 대한민국 대통령 되겠다고 나온 사람인데 어떻게 손녀를 미국 사람을 만들겠나. 큰 아들이 국내에서 하도 중상모략이 나오고 하니까 외국으로 가 ADB, 월드뱅크 하와이센터 갔다. 외국에 있다가 미국에 가니까 부인을 데리고 간 것이다. 원정출산은 한국에 있다가 나가서 출산을 한 것 아닌가. 손녀는 대한민국의 딸이지 어디 가겠는가."

▽ 손녀가 18세가 돼서 국적 선택할 때 미 국적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살아있다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살아있든 아니든 그럴 것이다."

▽ 장남 정연씨가 재산공개때 고지거부한 이유는 무엇인가. 자제의 병역문제와 관련해 대책회의를 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견해를 말해달라.

- "대책회의 문제는 신문에서 봤다.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다. 보도에서도 관련자들이 그러고 검찰에서도 그런 일이 없다고 하면서도 묘한 말을 하니까 당이 비판하고 문제 제기한 것이다. 이 부분은 정확히 따져보려고 한다. 당에서 엄하게 대처할 거다. 정연의 재산공개 문제는 사실 내가 함께 해오다 결혼하고 독립세대가 된 뒤에는 안했다.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제 독립세대가 됐는데 특별히 포함시켜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별 큰 변동사항이 있지도 않다. 아버지도 100순을 바라보고 있고 큰 변화 없어 안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가족들이 재산문제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어 부패방지위원회 같은 기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철저히 해야 한다고 본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⑩…김정일, 노사관계 ▼

▽ 집권하면 김정일 위원장 답방에 과거사 문제를 조건으로 제시할 것인가.

- "답방 전제 조건으로 과거사 사과를 걸지 않았다. 사과 의사 표시가 있어야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단순히 만나 밥만 먹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 한다면 신뢰가 있어야 한다. 전쟁이나 테러문제에 대해 사과 등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지난번 박근혜 의원에게도 얘기했던데, 그런 말을 왜 못하느냐."

▽ 이 후보가 이를 요구할 것인가.

- "당연히 그 얘기가 나오지 않겠느냐."

▽ 그쪽에서는 이 후보를 통일의 원수, 역적 등으로 부른다. 유독 이 후보에게만 그러는데, 북한이 왜 그런다고 보나.

-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로 있을 때 북한은 나를 '김영삼의 삽살개'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런 욕에 구애받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 욕도 하고 칭찬도 하지 않느냐. 상황 바뀌면 욕이 칭찬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나 김정일이 너를 나쁘게 보기 때문에 너는 안된다'고 하는 것은 안된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의 입맛대로 가는 것이다. 북한이 욕하는 것은 개의치 않으나 기왕이면 욕 안 먹었으면 좋겠다."

▽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을 식견있는 지도자라고 평가했는데, 이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 "사실 김 위원장을 잘 모른다. 다만 많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러면 남북 관계 이어가기 어렵다. 3원칙을 말하면서 검증을 말했는데, 약속을 지킨다는 검증이 있어야 신뢰가 구축된다."

▽ 집권하면 노사관계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

- "노동정책은 국가 지도자에게 정직성과 신뢰라고 생각한다. 97년 대선 때 노동단체 방문해 노총이 원하는 노조 정치활동 허용 등에 대답 주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 정직하게 대답한 것을 좋게 말한다. 노조 문제에서도 지도자는 정직하게 대해야 한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명히 말해야 한다. 노사정위 상설화는 노사간에 합의할 것을 정부 끌어내 3자가 합의하게 하는 관행을 만들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 발전노조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어야 한다고 보나.

- "발전노조는 민영화로 가야 한다. 다만 그것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그러면서 노조가 주장하는 일자리 문제도 최대한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월드컵 앞두고 파업 문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월드컵 분위기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협상이 있다면 월드컵 이후로 미뤄야 한다. 특히 노동쟁의는 자제해야 한다고 본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⑪…검찰+정치보복 ▼

▽ 검찰의 권력형 비리 처리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한나라당은 정치검찰의 준동을 비난하고 노무현 후보는 검찰이 야당의 시녀라고 말했다. 이명재 검찰의 중립성을 어떻게 평가하나.

-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본다. 과거에 없었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때때로 수사를 당하는 쪽에서 과거같이 일부를 미리 흘리거나 마치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말을 흘리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검찰은 (큰 아들의) 주가조작을 조사한 바 없다고 서울지검장이 얘기하는데 언론쪽에서는 검찰이 조사할 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어떤 게 맞는지 모르지만 검찰이 의심받을 행동을 해선 안된다. 대통령 아들 문제를 엄정하게 처리할 태도가 있다면 특검제를 활용하는 게 좋다. 이 경우 특검제가 검찰의 기능을 망치는건 아니다."

▽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실패 원인의 하나가 특정인맥 특정고를 채워서 검찰의 기능을 못한 것이라고 보는데 이 후보가 당선되면 국정원장 검찰총장 등 빅4에 경기고 마피아를 기용치 않겠다는 선언을 할 용의는 없나.

- "그러면 시원하겠지만 그런 말을 하는 건 스스로 헌법에 위배되는 말을 하는 것이다. 나는 학연에 치우치지 않을 것이다. 내가 K고를 나왔다고 하는데 한편으론 나와 정치적 문제로 다퉜던 사람들이 전부 K고 사람들이다. 따라서 제도보다도 대통령이 특정 인맥을 쓰는 걸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인사청문회다."

▽ 경기고 출신을 검찰총장에 기용치 않겠다는 상징적인 말이 헌법과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 "그런 생각이 든다."

▽ 야당 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 박근혜 의원이 대선후보 되려고 하고 자민련과 한나라당은 갈등관계다. 야당후보 단일화를 위해 노력할 의향이 있나.

- "우리가 정권 교체를 하기 위해선 공감하는 많은 국민의 동조를 얻어야 한다. 국민대연합에 의한 통합과 화해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지금 야당분들 가운데 나의 뜻과 같은 사람이라면 정권교체의 대장정 길에 같이 손잡고 나갈 수 있다."

▽ 김대중 대통령 재산 중에 불법취득한 부분이 있다면 취임 후 조사할 의향이 있나.

- "법과 원칙에 의해 부정부패를 다스리는건 대명제다. 한편 정치보복이 다시 자행되고 되풀이 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 부정부패의 척결측면 보다도 정치보복 차원에서 이뤄지는 건 찬성하지 않는다. 한편 부정부패의 문제는 국민 모두가 원하는 국가혁신의 길이다. 그러나 정치보복의 목적으로 이뤄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⑫…세무조사, 술자리 발언등 ▼

▽ 작년 2월12일 한나라당 총재단 회의에서 '정의로운 법은 법이 아니다'고 했다가 '악법도 법이다'고 말했다. 악법도 반드시 지켜야 하나.

- "법은 일단 제정되면 지켜야 한다. 16대 총선 중 시민단체의 낙천 낙선 운동에 대통령이 법 안지켜도 된다고 말한 것은 크게 법질서를 훼손한 것이다. 동시에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지 않고 형평성을 잃으면 정의롭지 않다. 법의 가치는 정의의 실현이고, 정의는 공정성을 말한다."

▽ 불리한 기사를 썼다고 험악하게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리한 기사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인가.

- "그렇지 않다. 아마 술자리에서 한 말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 지지하는 신문은 당선 파티에 초대하고, 지지하지 않는 신문은 초대하지 않을 것인가.

-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 언론사 세무조사가 언론탄압이라고 말했는데 언론사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세무조사를 해선 안된다는 뜻인가.

- "세무조사 자체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탈세가 있으면 다스려야 한다. 그러나 탈세가 있다는 구실로 언론을 정권의 입맛대로 하면 이는 언론타압이다. 세무조사는 정기적으로 정상적 강도로 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 지난번 세무조사한 몇 개 언론사는 발표 금액에 턱없이 못미치는 금액이 진실한 값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는 비정상적인 조사였고 탄압이다. 정상적인 세무조사 자체는 부인하지 않는다. 탈세를 법에 따라 찾아내면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 언론에 대한 험악한 발언이 술자리 발언이라고 했는데 추미애 의원 발언과 무엇이 다른가.

- "그 부분은 잘못됐다. 술자리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서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 추미애 의원 발언은 언론의 비판을 받았는데 이 후보는 그러지 않았다.

- "추미애 의원 발언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내 경우는 싸우는 발언이 아니었다. 농담으로 얘기하는 발언이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이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⑬…3김정치관계 노무현평가 ▼

▽ 그동안 3김식 정치를 비판해왔는데 노무현 후보가 상도동을 방문하는 등 그들의 현실적 영향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필요하다면 김영삼 전대통령 자민련 김종필총재와 손잡고 도움을 청할 용의가 있나.

- "3김 정치의 주요 인물을 이용하거나 활용할 생각은 없다. 3김 정치와 이분들과의 인간적 관계는 분리해서 말해야 한다. 3김정치는 왜곡된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를 말한 것이다. 한분은 민주와, 한분은 산업화의 역군이었다. 공은 인정하고 취하지 않을 건 버려야 한다. 분명하지만 정치적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같이 가는 큰 길목에서는 어느 누구와도 손 잡고 갈 수 있다. 그 길목은 핵심적 가치를 바탕으로 나라를 잘되게 하는 길을 말한다."

▽ 부산 경남 지역을 위해 김영삼 전대통령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지 방문한다는 뜻인가.

- "표를 위해서 방문하지는 않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의 한분이고 그분 덕택에 정치에 입문해 때로 인사도 하고 인간관게를 소중히 여기지만 표를 위해 만나지는 않는다."

▽ 후보수락 연설에서 두 번째이자 마지막 도전이라고 했는데 과거 김대중 대통령은 73세로 4번째 도전해 됐다. 이번에 집권에 실패하면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봐도 되나.

- "그렇다. 마지막이다."

▽ 노무현 후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서 오히려 손해를 본 것 같다. 이 후보가 지금 찾아가면 득이 될 것으로 보나 아니면 손해가 될 것으로 보나.

- "가정을 안해봤다."

▽ 이번 여름에 금강산 댐 문제 때문에 문제 겪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댐을 막아 동해로 물을 빼는 등 북한의 부당한 행위라고 보여지는데 만약 북한이 남쪽에서 쌀을 대규모로 지원한다면 공동조사에 응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나.

- "쌀을 조건으로 할 게 아니라 북한이 당연히 공동조사 해야 한다. 북한은 과거 평화의 댐 문제가 됐을 때 자신의 수리문제 필요 때문에 만드는 것으로 조사됐었다. 당시 완공시 70억톤의 저장으로 예상했다. 이게 콘크리이트댐이 아니라 사력댐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홍수시기와 맞물리면 피해가 나는 것 같다. 이 문제는 남북 화해협력 시대에서 당연히 함께 조사해야 한다. 이는 북한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 대북지원과 연계 안된다는 것인가

- "그에 앞서 남한의 안전과 이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제기해야 한다. 평양에 가서 무릎 꿇고서라도 합의해야 한다."

▽ 이 후보가 총리시절 쌀 개방과 관련해 사과를 한 적이 있다. 뉴라운드협상과 관련해 통상외교 나선다고 했다.

- "뉴라운드 협상 타결 이후 이행각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우리에 유리한 부분을 땄다. 바꿀 수 없다고 했는데 실무자들이 가서 따왔다. 당시 야당측에서 요구해서 사과했다. 그러나 그건 지금도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쌀문제는 2004년 관세화해서 시장을 열어야 한다. 지금의 쿼터제를 양보해서라도 완전 시장 개방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곡수매가 문제는 근본적인 농업정책을 검토해야 한다."

▽ 안보 문제와 관련, 이 후보 집권하면 국민걱정 중 하나가 부시 대통령의 대북자세 관련해 이후보의 대북정책이 강경하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고 하면 지지할 건가.

- "추상적인 문제에 답변하기 싫다. 나는 한국의 대통령이다. 남북간에 건전한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게 안되면 단호한 우리 입장을 지켜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미국은 그들대로 동아시아 정책이 있고 우리는 우리만의 시각이 있는 것이다. 그런 한미간의 이해에서 오해가 없도록 해야한다. 그러면서 우리 국익을 우선하는 게 필요하다. 내가 된다고 남북문제가 옛날로 돌아가지 않는다. 공존의 기반 위에서 추구할 것이다. 6·15선언 폐기문제까지 나오다 보니까 대통령 후보가 나와 폐기까지 얘기하는 건 오만한 자세로 비쳐 보이기도 한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이 대한민국을 위해 가장 필요한것인가를 볼 것이고 예컨대 2항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것이고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취지로 다시 말하겠다."

▽ 아까 북한이 주장을 계속 한다면 폐기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번복한 걸로 이해해도 되나.

- "지금 북한이 2항을 가지고 연방정부로 나간다면 그에 응할 대통령이 어딨나."

▽ 북한의 언론이 2항은 연방제 합의라고 보도했다.

- "방송은 겉모양으로 그러지 실제 속은 그렇지 않다고 김대중 대통령이 말해왔는데 김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문제가 없지만 실제로 보도대로 그렇다면 안될 말이다."

▽ 세풍 당시 총재 동생과 서상목 의원, 이석희 국세청차장이 관련된 사건을 몰랐다고 하는데 총재로선 아무 책임이 없나. 이 전차장의 귀국을 먼저 미국에 요청할 의향은 없나.

- "세풍과 총풍이 내가 야당 총재된 뒤 이 정권이 나를 공격한 중요한 야당 누르기 였다. 총풍 문제는 이미 법원에서 세사람이 이총재의 비선조직이 아니고 북한 가서 공모한 것도 아니고 그중 한 사람이 말 도중 즉흥적으로 나온 것으로 무죄취지 판결을 받았다.

다음에 돈을 이석희 차장이 모아서 갔다는 건 대부분 영수증 처리한 것이다. 국세청 동원해 한 것도 없다. 실제로 이 차장이 관여한 것도 몰랐다. 서상목 의원도 국세청에 돈 거둬라고 한 게 아니고 총재가 너누 돈을 몰라서 하소연 했더니 알아서 한 것이다. 이것을 이회성이 주모자라고 했는데 앞으로 이 부분은 법원에서 정당한 판결이 나올 것이다. 실제로 국세청을 통해 돈이 들어왔다면 정식 후원금 처리했더라도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말씀 드렸다."

▽ 노무현 후보의 장단점을 평가해달라.

- "솔직히 노무현이란 분을 잘 모른다. 판사출신이라곤 하는데 같이 일한 적도 없고 그분 변호사할 때 마주친 적도 없고 정치에 들어와서도 마주치거나 자리 같이 하거나 어떤 정치관계로 대할 일이 없었다. 이번 경선에서 여러 얘기가 나오는걸 보고 이런 전력이 있구나 하는 사람으로 알게 됐다. 이 자리에서 정확한 견해는 말하지 않겠다. 앞으로 그 과정에서 장단점이 나오지 않겠나."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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