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盧風은 그만" 이인제 밀어주기

  • 입력 2002년 3월 24일 18시 30분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국 순회 경선의 5번째 지역인 충남 경선(23일)을 계기로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누적득표율이 처음으로 50%대를 기록했다.

17일 대전 경선에서 67.5%의 몰표를 얻은 이 후보는 23일의 충남 경선에서도 무려 73.7%를 득표, 전국 총선거인단의 12.4%가 개표 완료된 이날까지의 누적득표율이 55.3%로 치솟았다.

이 후보의 지역구(논산)가 속해 있는 충남 경선에서 이 후보의 압승은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 17일의 대전 경선 때보다 충남에서 이인제 몰표 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 것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대한 견제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위에 머물렀지만 김중권(金重權) 후보가 10.1%를 득표, 대전경선보다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도 이 지역의 ‘노무현 견제심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후보의 득표율은 대전의 6.1%보다 4%포인트 상승한 반면 노 후보는 대전에서 16.5%를 얻었으나 충남 경선에서는 14.2%로 약간 하락했다.

충남 경선을 통해 이 후보는 총득표율에서 노 후보의 26.1%를 두배 이상 앞지름으로써 최근 ‘노무현 바람’으로 크게 흔들렸던 ‘이인제 대세론’을 추스르면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반면 이 같은 우세가 연고지의 몰표에 힘입었다는 점에서 향후 경선 레이스에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충남 대통령후보 경선결과
순위이 름누적득표수
(득표율)
충남 득표수
(득표율/순위)
1위이인제3211명
(55.3%)
1432명
(73.7%)
2위노무현1514명
(26.1%)
277명
(14.2%)
3위김중권761명
(13.1%)
196명
(10.1%)
4위정동영322명
(5.5%)
39명
(2.0%)
총 계5808명 1944명

노 후보로서는 충남 경선을 통해 ‘노풍(盧風)’이나 ‘대안론’도 지역주의의 벽을 뚫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실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는 30일 자신의 연고지인 경남 경선과 31일 전북 경선에서 이 후보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북 경선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에서도 광주에서처럼 노 후보가 1위를 한다면 ‘노풍’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고, 반대의 경우엔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4월 5일부터 7일까지 잇따라 열리는 대구, 인천, 경북 지역 경선을 거치면서 두 후보 간의 우열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남 지역 경선부터 경북 지역 경선까지는 경선 정국의 핫이슈로 등장한 ‘음모론’이 경선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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