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재작년 최고위원 선거때 “50일간 5억 썼다”

  • 입력 2002년 3월 3일 18시 15분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3일 2000년 8·30 최고위원 선거 때 총 5억3872만원을 썼다며 상세한 내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지금 대선후보 경선에도 막대한 자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구심이 있다”며 “이번 경선도 돈과 조직으로 얼룩질 경우 중대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개 내용과 배경〓재작년 경선 때 김 후보가 선거운동에 매달린 기간은 약 50일. 하루 평균 1000만원 이상을 쓴 셈이다.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 항목은 조직활동비로 1억6530만원이 소요됐다. 김 후보 측은 “이는 당시 다른 후보들에 비하면 인원이나 경비 모두 최소 규모”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김 의원의 공개에 대해 “국민참여경선이 조직과 돈으로 얼룩지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자기 희생적인 고백성사”라는 평가와 함께 “9일 제주지역 첫 경선을 앞두고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선거전략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은?〓김 후보 측은 “재작년 최고위원 경선 때 ‘돈 많이 쓴 순서대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는 말이 당 안팎에 나돌았다”며 “최고 20억원까지 썼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말했다.

당시 순위는 한화갑(韓和甲)→이인제(李仁濟)→김중권(金重權)→박상천(朴相千)→정동영(鄭東泳)→김근태→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 순이었다.

그러나 상위권 당선자들은 한결같이 김 후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조금 많은 정도라고 반박하면서도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박상천 상임고문은 최근 사석에서 “선거 있는 해의 후원금 한도액(6억원) 전액을 경선 자금으로 쏟아 부어야 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파장〓정동영 고문과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는 경선자금 공개에 적극적인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돈 문제를 이번 경선의 핵심쟁점으로 삼을 태세다.

반면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은 “경선 자금 공개는 합당한 기준에 따라 모든 후보가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고, 이인제 한화갑 김중권 고문은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김근태 고문이 공개한 2000년 최고위원 경선 당시 경선 비용 목록
후보기탁금5000만
사무실 임대료616만5200
사무실 집기 비용719만830
자원봉사자 활동비1755만7000(30여명, 1명당 50만∼60만)
식사·교통비 등1189만7550
지역순방 비용1억698만120
조직활동비1억6530만3716(지역별 활동가 약 150명)
출장비1798만3980
명함·화환 비용 등550만6280
유세활동비3539만6050(12개 지역 연설회, 버스대여 등 )
공보물 제작비3230만8700
전화홍보비826만7440(문자메시지 ARS 등)
자료집 비용2627만7890
여론조사비4000만(2회)
기념품 제작비789만3000
총 계5억3872만7756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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