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계자들, 한·미 확대정상회담 취소 관심 쏠려

  • 입력 2002년 2월 20일 17시 22분


20일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확대정상회담마저 취소한 채 장시간 단독 정상회담을 계속한데 배경에 외교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여러 가지 민감한 의제와 사안을 얘기하다 보니 (단독정상회담이) 길어졌다"며 마지막에 "두 분이 확대회담장으로 이동할 생각도 있었으나 부시 대통령이 경제문제를 제기해 단독회담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도 "확대회담에서 다뤄질 통상문제 등이 단독회담에서 충분히 논의됐기 때문에 확대회담은 따로 갖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상회담은 외교적 의전절차를 따르는 관례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두 정상 간에 정말 특별한 사정 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러 사람 앞에서는 얘기하기 어려운 내밀한 얘기들을 주고받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이 김 대통령에게 MD(미사일 방어)계획의 한국측 참여를 요청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한미간의 현안이 돼온 FX(차세대 전투기)사업과 관련, 부시 대통령이 미 보잉사의 F-15K 전투기 구매를 부탁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통상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에서 김 대통령이 철강문제를, 부시 대통령이 자동차 문제를 얘기한 것도 상호 이해가 엇갈리는 문제들이 심각하게 논의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같은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확대정상회담이 취소한 배경에 대해 사람이 더 많은 방으로 옮기기가 싫을 정도로 아주 좋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고만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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