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외통위, 美 對北 강경노선 여야 신경전

  • 입력 2002년 2월 8일 18시 04분


8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집중 비난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노선을 비판했다.

한나라당 김종하(金鍾河) 의원은 “미국의 강경노선이 미리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허둥댄 것은 햇볕정책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웅규(曺雄奎) 의원도 “미국은 인민을 굶어죽게 하면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을 내버려둘 수 없다는 시각”이라며 “미국이 우리와 사전조율을 하지 않은 것은 우리 정부를 얼마나 불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발언의 문제점은 기존의 대북 합의사항을 일언반구도 없이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미국 측의 강경입장만 되풀이한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 의원도 “인디언 학살로 나라를 빼앗은 땅의 대통령답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부시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미국 방문 때 했던 발언을 놓고도 신경전이 오갔다. 민주당 임채정(林采正) 의원은 “야당 총재의 대북 강경발언이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한나라당 박관용(朴寬用) 의원은 “미국의 대북 강경발언에 이 총재가 영향을 줬다면 지난 4년간 이 정부는 미국에 가서 무슨 영향을 미쳤느냐”고 맞받았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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