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강원룡목사와 면담 ＂美, 對北 강경 우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최근 각계 원로들과 연쇄 개별 면담을 갖고 여론수렴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 대통령은 1월말 조계종 총무원장인 정대(正大)스님을 만난 데 이어 2일에는 강원용(姜元龍) 목사와 단독 면담을 갖고 최근 북-미 및 남북관계 상황에 대해 의견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 목사와의 면담에서 김 대통령은 최근의 북-미 관계 경색움직임과 관련, 미국의 대북 강경자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에 대해서도 “변화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좀 더 적극적으로 호응해야 한다”며 소극적 자세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김 대통령은 또 강 목사가 “최근 북-미 관계 경색을 민족생존이란 원칙적 입장에서 남북문제를 돌이켜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정파를 초월해 초당적인 남북정책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하자 적극 공감을 표시했다는 것.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각계원로들과 개별 연쇄회담을 갖는 것은 국민여론을 가감없이 듣기 위한 것”이라며 “실제 원로들 상당수가 듣기 거북할 정도의 얘기까지 거침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승모 기자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