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수석은 누구

  • 입력 2002년 1월 26일 01시 33분


이기호(李起浩·57)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현 정부에서 ‘최장수(最長壽) 청와대 수석비서관 기록’을 갖고 있다. 1999년 5월에 강봉균(康奉均)씨 후임으로 경제수석에 발탁돼 지금까지 2년8개월 동안이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경제분야 최측근 참모로 일해왔다.

그는 김 대통령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함께 현정부 중반 이후의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한 핵심인사로 꼽힌다. 이런저런 구설수로 몇 차례 ‘낙마설’에 휘말린 적도 있으나 계속 건재했다.

이 수석은 옛 경제기획원에서 주로 일을 한 정통경제관료 출신. 특히 진 부총리,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 등과 함께 김대중 정부 출범 전부터 잘 나갔던 ‘호남출신 엘리트 경제관료’로 꼽힌다. 거시경제정책 및 기획 분야에서 많이 일해 논리와 토론에 강하다는 평을 들었다. 광주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행시 7회에 합격해 경제기획원에 들어가 종합계획과장, 정책조정국장, 경제기획국장 등 기획원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영삼(金泳三) 정부 후반부인 95년부터 97년까지 보건복지부 차관, 국무총리실 행정조정실장을 지낸 데 이어 YS정부 말엽 노동부장관에 임명됐다. 현 정부 출범 후 조각에서 이례적으로 유임돼 경제수석으로 갈 때까지 줄곧 노동부 장관을 맡았다.

이 수석은 다음 개각에서 만약 진 부총리가 물러날 경우 전윤철(田允喆) 기획예산처 장관과 함께 가장 유력한 후임 경제부총리 후보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번에 김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를 둘러싼 구설수에 말려들게 됨으로써 그동안 엘리트 경제관료로서 쌓아놓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순활기자 shkwon@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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