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청와대가 각종 비리의 온상…DJ 국민에 사과해야"

  • 입력 2002년 1월 11일 18시 36분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11일 ‘청와대가 각종 비리의 원천이었다’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그는 “정현준, 진승현, 이용호, 윤태식 사건 등 4대 게이트 모두 청와대 관계자가 연루돼 사법처리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동안 사회의 이목을 모은 대형사건마다 청와대 인사들이 빠짐없이 관련돼 처벌을 받음으로써 야당의 이 같은 공세에 대해 청와대 측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정현준 사건에는 청소 담당 8급 기능직 이윤규씨가 4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가 2심에서 법정 구속됐고, 진승현 사건에는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부차관이 1800만원 수뢰 혐의로 구속됐다.

또 이용호 사건에는 공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던 오상범(吳相範)씨가 불구속 기소됐고, 윤태식 사건에는 경호실 경호관 이성철(李聖哲)씨가 구속 기소돼 법정에 서게 됐다.

2000년 1월 포철납품 관련 비리로 구속된 민정수석실 행정관 출신 김상원씨와 인천공항 유휴지 개발 관련 비리로 구속된 국중호(鞠重皓)씨는 개인 비리로 쇠고랑을 찬 경우.

반면 옷 로비 사건으로 구속됐던 박주선(朴柱宣·현 민주당 의원) 전 법률비서관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검찰이 항소를 포기, 일단 법적 명예는 회복한 상태다.

박지원(朴智元) 전 정책기획수석과 박현룡(朴賢龍) 전 공보수석실 행정관도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이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렇게 위로는 수석비서관에서 아래로는 8급 기능직까지 각종 비리 의혹 사건에 청와대 관계자들이 번번이 구설수에 오르자 한나라당은 공세의 초점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맞췄다.

권철현(權哲賢) 기획위원장은 “청와대를 비롯한 권력기관들이 부정부패로 인한 자승자박의 상태에 빠져 있고, 행정부는 일손을 놓고 있어 한마디로 정부 부재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김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대국민 사과를 하고 국정수습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지금 김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97년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아들인 김현철(金賢哲)씨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던 정상적인 판단력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한발 더 나갔다.

장 수석부대변인도 공개질의서를 통해 “김 대통령은 윤태식씨 면담을 기획 건의한 최종 책임자가 누군지 밝힐 용의는 없느냐”며 “그뿐만 아니라 김 대통령 본인이 ‘아들이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단언한 것은 이들에게 손대지 말라는 경고가 아니냐”고 물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사법처리 현황
일시이름(당시 직책)내용
1999년 11월박주선(법률비서관) 옷로비 사건으로 구속
2000년 1월김상원(민정수석실 행정관) 개인 비리로 구속
2000년 11월이윤규(청소 담당 기능직)정현준 사건으로 구속
2001년 8월국중호(민정수석실 행정관)개인 비리로 구속
2001년 12월 오상범(공보수석실 행정관)이용호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
2001년 12월신광옥(민정수석) 진승현 사건으로 구속
2002년 1월이성철(경호실 경호관)윤태식 사건으로 구속

송인수 기자 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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