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부대 '동티모르판 새마을운동' 인기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8시 08분


‘한국군을 환영합니다.’

99년 10월부터 2년2개월째 동티모르 라우템 지역에서 유엔평화유지군(PKF)으로 활동해 온 상록수부대는 19일부터 새로운 주둔지인 오쿠시 지역으로 이동을 시작한다.

420여명의 전 부대원이 오쿠시로 모두 옮겨가는 데는 한 달 가량이 걸려 내년 1월중순경에야 부대이동이 완료될 예정. 그런데도 오쿠시에선 벌써 ‘웰컴 코리아’를 외치는 소리가 높다.

그동안 라우템 지역에 주둔하면서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해온 이 부대가 생필품을 나줘 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물고기 잡는 법’까지 가르쳐준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

실제 상록수부대의 주둔지였던 라우템에 인접한 호메마을은 상록수부대의 주둔을 계기로 부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상록수부대원들은 그동안 야산을 갈아 배추 상추 마늘 당근 옥수수 등 고소득 작물을 재배, 마을 공동기금을 적립해 왔다. 그리고 이 돈을 주택개량사업에 투자, 야자잎 지붕과 대나무 벽으로 이뤄진 주민들의 집을 함석지붕과 블록벽돌 벽으로 근사하게 바꿔줬다. ‘동티모르판 새마을 운동’인 셈이다.

상록수부대는 오쿠시로 이전한 뒤에도 주민들이 계속 주택개량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장교들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벌여 이 마을에 전달할 계획이다. 현지 주민들은 “한국군이 주민들에게 자립의지를 갖고 열심히 살려는 의지를 심어주었다”고 칭찬하고 있다는 게 국방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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