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은 총련의 강영관(康永官·66·구속 중) 전 재정국장이 조긴도쿄신용조합에 횡령을 지시한 이유 중의 하나가 평양축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경찰은 조긴도쿄신용조합 정경생(鄭京生·64·구속 중) 전 이사장의 진술을 통해 북한측이 총련측에 평양축전 자금을 마련토록 지시했으며 강 전 국장이 이를 위해 조긴도쿄신용조합측에 횡령을 지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양국제체육문화축전’은 북한이 경제개방정책을 대내외에 선전하기 위해 아태평화위원회와 일본의 신일본프로레슬링협회가 95년 4월 28, 2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공동 주최한 국제행사다. 88년 서울올림픽에 자극 받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로레슬링 민족무용 서커스 매스게임 등이 선을 보였다.
당시 외신들은 외국인 관광객 수를 1만∼1만5000여명, 한국측은 7000∼8000여명으로 추정해 북한측이 예상한 3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한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당시 축전에는 20억엔의 자금이 들어갔으며 10억엔은 총련의 48개 지방본부와 18개 단체의 모금으로 조달했으나 나머지는 직접 조달하느라 애를 먹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긴도쿄신용조합의 횡령금 중 일부가 평양축전 비용에 쓰였다면 총련이 지방본부를 상대로 모은 모금액에 섞여 북한으로 건너갔을 가능성이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