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신건 신승남 처리 고민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7시 44분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동시에 자진사퇴 또는 해임을 요구하고 있는 신건(辛建) 국정원장과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 처리 문제로 여권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용호 게이트 를 비롯한 각종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국정원과 검찰 관계자의 연루 의혹이 불거져 난처한 입장에 빠진 데다, 두 야당이 공조해 국회 사퇴결의안이라도 추진할 경우 숫적으로 막을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국민 여론이 두 권력기관에 호의적이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여당으로서 대통령이 임명한 국가기관장을 물러나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감싸고 돌 경우 도매금으로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사퇴 불가 쪽이다. 20일 당4역회의 후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검찰이나 국정원의 잘못은 당연히 바로 잡아야 하지만, 국정원장과 검찰총장을 시한까지 정해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정략적 공세이자 횡포이다” 고 야당을 비난했다.

그러나 한 재선의원은 “사실 검찰과 국정원이 너무 한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했길래 터지는 사건마다 연루됐다는 말이 나오느냐” 며 고개를 흔들었다. 민주당에서 “검찰이 썩었다” 는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나온 지는 이미 오래 됐다.

▼청와대▼ 야당이 월말 로 시한까지 정해 신건 원장과 신승남 총장의 자진사퇴 또는 해임을 요구하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까지 겨냥하는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비서진들도 야당의 요구는 지나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고위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뭐 그렇게 성급하게 요구하는지 모르겠다” 며 “객관적으로 위법사실이 드러난 것도 아니지 않느냐” 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초당적 국정운영’이라는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의 의미도 희석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야당 주장이 단순한 정치공세인지, 진짜로 낙마시키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며 “야당의 진의가 낙마까지 밀어붙이는 쪽이라면 청와대도 심각한 각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고 말했다.

<윤승모·윤종구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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