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정쇄신특별기구 설치키로…균열상 그대로 반증

민주당이 31일 설치키로 한 국정쇄신 특별기구는 민주당이 겪고 있는 심각한 균열상과 무력감을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당의 공식논의 기구를 놓아두고 별도기구를 만들기로 한 것은 결국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감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 아이디어는 29일 밤 열린 중도개혁포럼 모임에서 김민석(金民錫) 의원이 제안하자 대다수 참석자들이 공감을 표시해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를 받은 한광옥(韓光玉) 대표도 선뜻 이 안을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청와대와의 교감도 있었던 것 같다. 중도개혁포럼의 리더인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은 “이 기구는 중립적 입장에서 좋은 안을 낼 수 있는 역량 있는 인사들로 구성될 것”이라며 “앞으로 특별기구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先) 당정쇄신’을 주장하고 있는 개혁성향 의원들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한 초선의원은 “웃기는 짓”이라며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있는 당 4역이 그대로 앉아 국정쇄신을 주장하는 게 설득력이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따라서 31일 최고위원회의 논의와 다음달 1일 당무위원회의 추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이 기구의 설치 문제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무산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