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상경제대책 가동]경제심리 냉각 방지에 주안

  • 입력 2001년 10월 8일 18시 41분


정부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따른 비상 경제대책을 마련하고 전쟁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계획을 단계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앞으로 나올 정부대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8일 잇따라 열린 긴급 경제장관회의와 민관합동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번 전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검토했다. 전쟁상황에 따라 시나리오별로 마련한 비상대책은 최악의 상황까지도 감안한 것이어서 섣불리 밝힐 경우 경제심리를 오히려 얼어붙게 만드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세부적인 대응전략은 ‘3급 비밀’에 부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 비상경제대책 가동〓재정경제부가 주도하고 있는 전쟁상황별 비상대책은 시나리오별로 3단계로 짜여져 있다. 가장 강력한 시나리오Ⅲ은 전쟁이 중동지역으로 전면 확산되고 시기도 장기화되는 경우. 현 단계에서 정부는 이런 비관적인 시나리오에 큰 무게를 두지는 않고 있다. 낙관적인 시나리오Ⅰ은 이번 전쟁이 국지전에 그치고 단기간에 조기 수습되는 경우이고 시나리오Ⅱ는 국지적인 지역분쟁 형태로 장기화되는 케이스.

권오규(權五奎) 재경부 차관보는 “전쟁상황에 따라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는 전쟁영향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에 달려 있다”며 “단계별 대책을 만들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심리안정’ 강조 속에 내심 전면전 예상도〓재경부는 8일 오전 6시 간부회의를 열고 재정 금융 증시 외환 투자 수출 등 부문별로 영향을 점검하고 집행가능한 대책들을 모았다. 이어 오전 7시 청와대에서 긴급경제장관회의를 연 데 이어 오후 3시에는 민관합동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이날 일련의 회의에서 “이번 전쟁은 사전에 예상가능한 것이었고 충격도 상당부분 흡수된 만큼 시장참가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경부 당국자는 “이런 판단은 국민의 경제심리를 얼어붙지 않게 하기 위한 것으로 현실적으로는 전면전 가능성과 이에 따른 파장 및 후유증까지도 걱정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정부 내에서도 전쟁의 파급영향을 솔직히 국민에게 알리고 대응책까지도 단계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되는 후속조치들〓우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환율 비상관리체제를 가동하고 환율 급등락 때 시장에 개입하기로 했다.

또 재정을 동원해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주 안에 2조원 규모의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내고 공공기금 조기집행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콜금리 추가인하 가능성과 기업의 수출환어음(DA)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예고한 대로 이번 주 안에 출자총액제한제도와 대규모 기업집단지정제도 등 기업규제를 완화하는 방안과 서비스산업 활성화 방안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유가급등 때 유류 탄력세율 인하 △증시안정기금 설치 △주가 제한폭 축소 △내수진작을 위한 세율인하 등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해·박중현기자>yhchoi65@donga.com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후 시나리오별 세계경제 향방
-단기 국지전장기 국지전장기 전면전
실물경제미국 경기회복 2분기 정도 지연경기회복 장기화 세계경제 동반침체,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유 가 큰 변동 없음 소폭 상승 급등
자본시장주가 약세 증시 충격 불가피증시 장기침체 국면
외환시장달러화가치 하락, 조기 종결시 회복 가능달러화가치 하락 지속, 유로화가치 상승달러화가치 급락
국제자금흐 름유럽으로 이동, 조기 종결시 미국으로 재환류우량자산 선호 심화,신흥시장자금사정 악화유럽 이동 가속화, 신흥시장 자금유입 대폭 축소
(자료: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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