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野의견 수렴 공방]野 "대통령 즉시 당적이탈"

  • 입력 2001년 10월 6일 19시 10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6일자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본격적인 대선 일정이 시작되는 시점이 되면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야당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놓고 여야 간에 대통령의 당적이탈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의 당적이탈은 선거관리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담보하기 위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국론분열을 치유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마음을 비운 대통령에게는 국민도 야당도 그의 성공을 위해 협조할 것”이라며 당적이탈을 기정사실화하고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당적이탈은 대통령이 국정을 책임 있게 이끌어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당정치 원리에도 어긋난다”며 “야당은 공정한 선거관리를 강조한 대통령의 뜻을 정치공세로 왜곡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사실 김 대통령의 당적이탈 문제는 여권 내에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김영삼(金泳三)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과 같이 여권의 차기후보가 결정되고 선거관리가 본격화되는, 대선을 한두 달쯤 앞둔 시점에 탈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YS의 경우〓YS가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을 탈당한 것은 97년 대선을 한달 보름 정도 앞둔 11월 13일. 이 시기는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YS 때리기’를 본격화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나빠질 대로 나빠진 때였다.

그 직전인 11월 6일 포항지구당 행사에서 YS를 상징하는 ‘03마스코트’를 몽둥이질한 사건은 두 사람을 갈라놓은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마디로 YS는 쫓겨나다시피 당을 떠났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노 전 대통령도 92년 당시 집권당이던 민자당의 대선 후보인 YS와 관계가 악화되자 9월 중순경 탈당을 선언하고 10월 5일 공식 탈당했다. YS 또한 노 전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함으로써 ‘홀로 서기’를 시도한 것이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사돈이 총수로 있던 기업이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여론이 나빠지자 YS는 노 전 대통령과의 주례회동 직후 노골적으로 노 전 대통령을 공격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했다.

노 전 대통령은 YS가 민심수습과 공정선거를 내세우며 ‘대담한 개각’을 발표하는 등 현직 대통령을 무시하는 행동을 계속하자 탈당한 뒤 안기부장과 내무부장관을 교체해 선거관리 중립내각을 구성했다.

<김창혁·윤종구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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