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KBS, 이용호씨 인터뷰방영 與고위층 압력 따른듯"

  • 입력 2001년 9월 24일 18시 31분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24일 국회 문화관광위의 KBS 국정감사에서 KBS가 7월24일 1TV의 ‘클로즈업 오늘’ 프로그램에서 당시 금융비리로 수사당국의 내사를 받고 있던 지앤지(G&G)그룹 이용호(李容湖) 회장의 인터뷰를 내보낸 것은 여권 고위인사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이어 “시중에 KBS 고위간부 이모씨와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여권 고위인사가 절친한 사이이며, 이 같은 관계를 통해 이 회장을 이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라는 압력이 있었다는 소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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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남 의원이 지목한 KBS 간부 이씨는 답변에서 “정치권 인사 중 교분이 있는 사람은 한나라당의 H의원뿐이며, (외압 의혹은) 악의적인 루머”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이 회장의 인터뷰 방송이 나간 지 1주일 후 이 회장이 대주주인 KEP전자 인터피온 조흥캐피탈 삼애인더스의 주가가 평균 35.5% 폭등했고, 시가총액으로는 645억원이나 증가해 엄청난 시세차익이 발생했다”며 “공영방송사가 이 회장의 비리에 일조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KBS 박권상(朴權相) 사장은 “인터뷰방송 당시 이 회장이 내사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결과적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현재 감사실에서 (인터뷰방송 경위를) 자체 조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 사장은 또 20일 KBS1라디오 ‘경제가 보인다’ 프로그램에서 서울 동대문을 재선거의 민주당 후보인 허인회(許仁會)씨의 인터뷰를 8분간 내보낸 것과 관련해 “방송위원회의 선거방송관련규정에 따라 담당 연출자를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건교위 소속 한나라당 윤한도(尹漢道)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건교부는 미 테러참사가 발발한 11일 우리 국적 항공기의 미주노선 출항편이 18편이라고 보고했으나 대한항공 화물기 1대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2대를 누락했고, 내국인이 탑승한 외국사 항공기 10편은 아예 보고도 하지 않았다”며 안정남(安正男) 건설교통부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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