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표정]한나라와 선택적 공조방안 집중 모색

  • 입력 2001년 9월 4일 16시 54분


“하루 아침에 야당이 됐다는 것을 실감하겠다.”

DJP공조가 붕괴된 첫날인 4일 서울 마포 자민련 중앙당사 앞. 주차단속 요원들이 몰려와 내방객들이 세워둔 도로변 자동차에 무차별로 주차위반 스티커를 붙이자 한 당직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올 1월 ‘DJP 공조복원’이후엔 좀처럼 없었던 일.

이날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는 서울 신당동 자택에 칩거하며 향후 진로 구상에 몰두했다. 김종호(金宗鎬) 총재대행 주재로 열린 당 5역회의에서는 어려워질 당 살림을 걱정하는 소리도 속출했다.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회의후 허리띠를 졸라매고 쓰지 않는 길밖에 없지만 ‘제2야당’으로서 정치력과 의지를 펴나가자고 결의했다”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대북 안보정책과 언론 국정조사, 국정감사 등에서 한나라당과 선택적 공조를 모색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직자들은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변 대변인은 “6·15 정상회담은 남북화해의 시작에 불과한데, 시작한 사람(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지칭)이 익지도 않은 열매를 따려고 대통령 통치권의 한계를 벗어나면서까지 추진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완구(李完九) 원내총무도 “퍼주기식 지원이 더이상 못나오게 대북협력기금 등 관련 자금지원에 대해 국회의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도록 입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자체 파악 결과 JP가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문제로 김 대통령과 맞선 이후 당의 지지도가 3.9%에서 5.9%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충청권에서 ‘시원하다 잘했다’는 격려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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