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대TV 군부대 보급, 당간부들 남한물건 애용"

  • 입력 2001년 8월 31일 18시 50분


북한이 99년과 지난해 현대로부터 연불 수입한 남한 TV수상기를 일선 군부대 등에 보급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6월 함흥 무산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2명의 탈북자는 북한관련 월간지 ‘키즈(Keys)’ 9월호에 ‘2001년 6월, 북한 인민들은 이렇게 살고 있다’라는 특별기고문을 통해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이 북한에 테레비(TV)를 100대 이상 갖고 온 적이 있는데 상표명만 ‘금강산’ ‘해바라기’ 등으로 바꿔 일선 군대에 모두 나눠줬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남한 물품은 그동안 팔지도 쓰지도 못했는데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이후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으며, 중앙당 간부들이 남한 물건들만 쓴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최근 북한에서 쓰는 농산물 공산물 등 거의 모든 물건이 중국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주민들 사이에서는 ‘경리과장’이라고 불린다”고 전했다.

이들은 “고난의 행군 이후 일반 주민이 김정일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간부들을 욕해도 상관없는 것으로 사회 분위기가 변했다”며 “지난해 평양시 안전부 앞에 반 김정일 삐라가 공화국 역사상 처음으로 뿌려졌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김정일이 올 1월 상하이를 다녀와서 집을 크고 화려하게 꾸리라고 교시했는데 상하이에 가보니 아주 좋고 큰 건물이 많아서 근사하던데 우리 북조선은 그렇지 않아 안 좋다고 했기 때문”이라며 “요즘 18세 미만의 아이들과 제대군인도 재징집하는 등 군대 징집이 심해지고 있는데 일반 사회에서 돌아다니는 사람들 중 30%는 군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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