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북 해상서 조난선박 구조…북측도 구조작전 묵인

  • 입력 2001년 3월 28일 18시 38분


합참은 28일 오후 2시38분경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에서 표류중이던 캄보디아 선적 상선 ‘선 글로리’호(1800t급) 선원 17명을 우리 해경정을 동원해 구조했다고 밝혔다.

남측 해경정이 NLL 북측 해상으로 들어가 조난당한 선원을 구조한 것은 처음으로, 최근 남북 화해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합참에 따르면 ‘선 글로리’호 선원들은 이날 낮 12시45분경 NLL 북방 3.2마일(약 6㎞) 해상에서 기관 고장으로 배가 침수되자 주변 선박들에 “기관실에 물이 차 배가 침몰하고 있다”며 긴급구조를 요청한 뒤 구명정으로 옮겨 탔다. 조난신호를 접한 NLL 남측의 해군 호위함(1900t급)은 상부에 이를 보고했고, 합참은 오후 1시57분경 유엔사 군사정전위를 통해 북측에 선박 조난 및 구조를 위한 남측 해경정(200t급) 투입 의사를 전달했다.

북측은 이에 명확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구조작전을 허락했다. 이에 따라 합참은 관계기관과 협조, 해경정을 동원해 NLL 북측 해상 2마일(약 3.6㎞)지점에서 구명정을 타고 표류중이던 선장 김재훈씨(46) 등 한국인 3명과 미얀마인 선원 14명을 모두 구조해 강원도 거진항으로 데려왔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