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해경정이 NLL 북측 해상으로 들어가 조난당한 선원을 구조한 것은 처음으로, 최근 남북 화해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합참에 따르면 ‘선 글로리’호 선원들은 이날 낮 12시45분경 NLL 북방 3.2마일(약 6㎞) 해상에서 기관 고장으로 배가 침수되자 주변 선박들에 “기관실에 물이 차 배가 침몰하고 있다”며 긴급구조를 요청한 뒤 구명정으로 옮겨 탔다. 조난신호를 접한 NLL 남측의 해군 호위함(1900t급)은 상부에 이를 보고했고, 합참은 오후 1시57분경 유엔사 군사정전위를 통해 북측에 선박 조난 및 구조를 위한 남측 해경정(200t급) 투입 의사를 전달했다.
북측은 이에 명확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구조작전을 허락했다. 이에 따라 합참은 관계기관과 협조, 해경정을 동원해 NLL 북측 해상 2마일(약 3.6㎞)지점에서 구명정을 타고 표류중이던 선장 김재훈씨(46) 등 한국인 3명과 미얀마인 선원 14명을 모두 구조해 강원도 거진항으로 데려왔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