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명단 분석]'찾는 北가족' 506명중 74% 생사확인

  • 입력 2001년 1월 30일 18시 40분


지난해 9월 30일 남측 이산가족 100명이 생사와 주소를 확인해 달라고 북측에 의뢰한 북측 가족은 모두 506명이었다.

이중 생사가 확인된 사람은 375명(74%)으로 △생존자 153명 △사망자 222명이었다.

반면 북측 이산가족 100명은 483명의 남측 가족에 대한 생사와 주소 확인을 남측에 의뢰했으며, 남측은 483명 외에 177명(생존 109명, 사망 68명)의 생사를 추가로 확인해줬다.

생사 확인 결과 남측 가족은 생존자수가 사망자수의 2배를 넘었지만, 북측 가족은 사망자수가 생존자수보다 45% 많았다. 또 생사 여부 확인도 남측(654명)이 북측(375명)보다 74.4% 많았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북측의 평균수명이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남자 71세, 여자 76세인 남측의 평균수명에 비해 낮은 탓이며, 전국에 흩어진 이산가족의 생사여부를 확인하는 여건이 열악한 탓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북측 생존자를 가족관계별로 보면 △형제 자매 66명 △자녀 41명 △조카 19명 △배우자 사촌 14명 △부모 3명 등이었다. 부모 가운데 아버지가 생존해 있는 경우는 없었고, 아내가 살아있는 경우는 7명이었지만 남편은 한 명도 없었다.

반면 남측 생존자는 △형제 자매 264명 △자녀 5명 △배우자 4명 등이었다. 여기에 추가로 생존을 확인해 통보해 준 109명을 더하면 △형제 자매 316명(+52명) △자녀 10명(+5명) △배우자 8명(+3명) △부모 7명의 생존이 새로 확인됐다.

남측 이산가족 100명 중 최고령자인 허언년 할머니(106·경기 화성군 송산면 독지리)는 70세 아들이 북한 남포시에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최연소자인 강정일씨(56·서울 서초구 반포동)는 누이 명숙씨(60)와 사촌 하규씨 등이 북측에 생존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왕봉성씨(80·강원 원주시)는 아내 김영선씨(74) 아들 경승씨(58) 등 가족 6명이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해 최다 생존가족 확인자가 됐다.

남측 의뢰자의 북측 가족 명단에는 1, 2차 이산가족방문단 교환 때와 달리 유명인사가 거의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산가족 방문단이 월북자 가족이었던 데 비해 이번 생사확인자 대부분이 월남자 가족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레 분석했다.

반면 북측 이산가족 100명 가운데 눈에 띄는 인사는 북한전력공학계의 권위자이며 ‘김일성 상’을 받은 백영철 김책공업종합대 교수(78)이다. 백교수의 남측가족 가운데 누나 나열씨(83)와 동생 영제(73) 영방(66) 영주씨(62) 등이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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