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론 권노갑위원 "루머가 맞다면 이자리 있겠나"

  • 입력 2000년 12월 6일 18시 40분


권노갑(權魯甲)최고위원이 자신의 ‘2선 퇴진론’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당 일각에서는 그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줄 부담을 우려해 맞대응은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그는 6일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 등이 조작된 악성 유언비어를 가지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비난하며 ‘제2의 김현철(金賢哲)론’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권최고위원은 7일 있을 최고위원회의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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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최고위원의 대변인 역할을 해 온 이훈평(李訓平)의원은 6일 흥분된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한나라당이 ‘KKK단’ 주장으로 비수를 들이대자 (우리편이) 옆에서 작두까지 들고 달려드는 격”이라고 말해 권최고위원 진영의 격앙된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다음은 권최고위원과의 문답 요지.

―2선 퇴진론을 어떻게 보나.

“시중의 조작되고 날조된 악성 유언비어를 가지고 이야기한 것이다. 사실이라면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겠느냐. 지금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을 걱정시키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지금은 국회에서 민생 개혁 법안이 원만하게 통과되고 예산이 처리될 수 있도록 당 전체가 똘똘 뭉쳐 협력해야 할 때다.”

―2선 퇴진론이 당내 권력투쟁으로 비치고 있는데….

“그렇게 보지 말라. 무슨 권력투쟁이냐.”

―정동영최고위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최고위원이 정치에 입문할 때 이끌어준 게 나다. 가족 같은 관계였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갈 때도 나와 상의했다. 정치인은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정최고위원은 우리 당의 ‘한나라당 공작정치 근절대책위원장’이다. 그런데 정위원은 KKK니 P니 하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인용해 2선 후퇴를 거론했다. 이것이야말로 자기모순이다. 그래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한나라당을….”

―배후가 있다고 보나.

“(직접적인 언급은 회피하면서) 모든 것은 사필귀정이다. 다 밝혀질 것이다. 소문 중에는 사실로 나타나는 것도 있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것도 있다. 7일 기자들을 만나 모든 질문에 답하겠다.”

―정최고위원과 통화했나.

“청와대 만찬 후 내게 전화를 걸어 와 ‘가슴이 아프다’고 하더라.”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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