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장관 사퇴]한나라 "당연" 자민련 "다행"

  • 입력 2000년 9월 20일 19시 07분


한나라당은 20일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의 사퇴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고 그 의미를 축소하면서 그동안 주장해온 특별검사제 실시를 거듭 촉구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오전 당직자들로부터 박장관 사퇴 소식을 듣고 “이제서야 물러났다는 거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총재는 또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장관의 사퇴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특검제 실시의 불가피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박지원씨가 들끓는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장관직을 사퇴하면서도 뻔뻔한 태도에는 변화가 없었다”며 박장관을 끝까지 비난했다. 그는 또 “박씨의 도덕성에 비추어볼 때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도망갈 염려가 있으니 검찰은 먼저 박씨를 출국금지시켜야 한다”며 “이제 남은 일은 특별검사를 선임해 박씨를 구속 수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특검제를 하겠다는 말이 없는 것을 보니, 아직도 이 정권은 민심이 얼마나 험악한지를 도무지 모르는 모양”이라며 “박장관의 사퇴로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의 초점이 흐려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김총장은 또 박장관 후임으로 김한길의원이 임명된 데 대해서도 “전문성이 없는 인사를 새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느냐”며 자질 시비를 벌였다.

한편 자민련은 박장관 사퇴에 대해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늦은 감이 있으나 민의를 수용한 것으로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긍정 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자민련은 김한길의원이 후임장관으로 임명된 데 대해선 대다수의 당직자들이 “그 물이 그 물”이라고 비아냥댔다.

<송인수·이철희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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