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박지원장관 자진사퇴 유도 검토

  • 입력 2000년 9월 19일 18시 51분


민주당 지도부는 19일 정국 수습을 위해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에 대한 야당의 특별검사제 실시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여권은 또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 자진사퇴 유도, 특별검사제 실시, 민주당 당3역 개편 등 포괄적인 수습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훈(徐英勳)대표 등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이날 저녁 서울시내 모 음식점에서 비공식모임을 갖고 정국 정면돌파를 위해서는 특검제 요구를 수용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장태완(張泰玩)최고위원은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특검제 요구를 받아들여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은 "검찰 수사 후에도 의혹이 남는다면 특검제를 수용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밝히고 야당과의 협상에 나서자"고 제안했다는 것.

또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도 "머뭇머뭇하다가는 계속 야당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며 "불은 한꺼번에 꺼야 한다"고 말해 특검제 수용에 의한 정면돌파에 동조했으며 참석자들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의견이었다는 것이다.

서대표는 이같은 최고위원들의 뜻을 모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기 전날인 21일 청와대 주례보고 때 건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김경재(金景梓) 김희선(金希宣) 송훈석(宋勳錫)의원 등이 "박지원장관이 한빛은행사건과 관련해 정치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박장관 사퇴론을 공식 제기하고 당3역 교체를 거듭 요구했다.

또 박종우(朴宗雨) 이종걸(李鍾杰) 정장선(鄭長善)의원 등이 한빛은행사건에 대한 특검제를 수용하는 방안을 신중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박상천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과 정균환(鄭均桓)총무를 중진회담 대표로 임명, 대야협상에 적극 나서도록 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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