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北 고려항공 첫 남행 주고받을 교신음

  • 입력 2000년 8월 13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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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 오프(Hand off·우리 공역을 넘는다), 이제부터 남쪽 지시에 따르겠다.”(북측)

“라저(Roger·알았다), 인수한다.”(남측)

남북 분단이후 처음으로 15일 평양∼서울 직항로를 왕복운항하는 북한 고려항공 IL62 특별기가 서해의 남한 영해에 진입하면서 대구 항공교통관제소(ACC)와 처음 주고받을 교신음이다.

이산가족 교환방문 첫날인 이날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한 IL―62기는 북측 서해상을 서쪽으로 일직선으로 진행하다 공해선상에서 기수를 남으로 돌려 남측 우도 일직선상의 공해에서 다시 기수를 인천방향으로 돌리는 ‘ㄷ’자 코스를 택한다. 이는 최근 남북이 각각 평양ACC와 대구ACC간 직통전화를 통해 정상회담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이용한 비행관례를 준용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것.

IL62기는 순안공항 출발 30여분 뒤 남한 비행정보구역(FIR)에 들어서며, 관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정에 따라 대구 ACC가 맡는다.

이때부터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과 경기 오산 중앙방공통제소(MCRC)에서도 감시장비를 동원해 IL―62기의 예정항로를 면밀히 주시하고 만반의 대비태세에 들어간다.

그러나 군당국은 정상회담 때와 달리 공군 전투기편대를 동원한 엄호비행은 하지 않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근 공군기지에 구조헬기 등을 비상대기시킬 계획.

IL―62기는 순안공항 이륙 60여분만에 서울 김포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한다. 조종사는 “로저, 생큐. 해브 어 굿 데이(Have a good day)”라는 교신을 끝으로 사상 첫 남북직항로 비행의 남측 유도에 감사를 나타낸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고려항공▼

북한 국영 항공사로 처음엔 ‘조선민항’이라고 했으나 92년 10월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러시아제 항공기 2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항공기의 현대화를 위해 러시아 ‘일류신제작소’의 기술자들을 평양으로 불러 IL―96M과 TU―204기의 시험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운항하고 있는 국제노선은 △평양∼베이징 △평양∼모스크바∼베를린 △평양∼모스크바∼소피아 △평양∼블라디보스토크 △평양∼선양(瀋陽) 등이다. 그러나 평양∼방콕, 평양∼마카오노선은 승객이 거의 없어 정기운항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평양∼나고야(名古屋)노선 등을 부정기운항하고 있다.

국내 정기노선은 평양∼함흥∼청진 노선이 유일하다. 순안을 중심으로 혜산 개천 삼지연 어랑 회문 등엔 부정기운항하고 있다.

<이재호기자>leej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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