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서 만나는 이회창-JP…相生 정치 티샷?

  • 입력 2000년 7월 21일 23시 32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2일 골프 회동을 가질 예정이어서 ‘4·13’총선을 전후해 줄곧 험악한 관계였던 양당 사이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21일 “이번 회동은 5일전 이총재가 김명예총재에게 제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정치 선배인 김명예총재와 너무 적조하게 지내와 만나기로 한 것일 뿐 다른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도 “골프 라운딩에 앞서 두 분이 배석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지만 자민련이 요구하는 원내교섭단체 요건 완화 문제는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과 달리 한나라당 안팎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평소 김명예총재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해온 이총재가 불쑥 김명예총재와의 회동을 청하고 나선 것으로 미뤄 이총재의 ‘자민련관(觀)’에 변화가 생긴 게 분명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총재가 20일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 선임된 김명예총재에게 축하 화환을 보낸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는 사례로 꼽힌다.

이총재는 총선 이후 자민련을 아예 무시하는 듯한 입장을 지켜왔다. 그러나 자민련을 이처럼 몰아붙임에 따라 국회의장 선거에서 패하는 등 1당의 위상을 살리지 못하는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내에는 이총재가 총선 이후 자민련과의 연대를 추진하지 않은데 대해 이총재의 포용력을 문제삼는 시각이 많았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도 최근 “총선후 이총재에게 JP를 잡으라고 했는데 이총재가 그러지 않았다”며 “이총재는 정치의 ABC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이 때문에 이번 골프 회동을 이총재의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는 사례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총재의 한 측근도 “이번 회동은 이총재가 앞으로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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