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미사일개발 포기땐 우주개발 기술지원"

  • 입력 2000년 7월 21일 19시 07분


미국은 20일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경우 북한의 우주개발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케네스 베이컨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우주로켓 발사 능력이 흔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능력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한다”며 “따라서 다른 나라들이 그런 능력을 개발하지 않고 우주에 도달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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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북한이 자체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들의 우주 개발에 대한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함께 탐색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직후 제기한 대북 로켓 추진체 제공 구상은 거부했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의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전제한 뒤 “미국은 미사일에 사용될 수 있는 로켓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이 우주계획을 ICBM 개발을 은폐하는 방편으로 이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G8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푸틴대통령을 수행중인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1일 기자들에게 김정일위원장이 19일 평양을 방문한 푸틴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국제사회가 연 1, 2회의 인공위성 발사실험을 하는 데 협력한다면 북한은 탄도미사일의 발사실험을 중지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푸틴대통령이 이날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개별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조건부 미사일 개발 중지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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