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FT紙회견]"리무진 동승땐 별 얘기 못했다"

  • 입력 2000년 7월 17일 18시 39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7일 남북문제와 관련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돌파구가 열렸지만 완전한 통일에 이르는 데는 20∼30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 날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회담의 성공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나의 생각을 수용하고 기꺼이 견해를 바꿨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김위원장은 감각이 뛰어나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평양 순안공항에서 백화원영빈관까지 50여분 동안 김위원장과 단 둘이 리무진 승용차를 타고 간 데 대해서는 별다른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첫 대면하는 자리였고 김위원장이 어떻게 나올지 전혀 알 수 없어 많은 말을 할 수 없었다”며 “우리 두 사람 모두 60여만명의 환영 인파에 차창을 열고 계속 손을 흔들어 주느라 별로 얘기할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의 ‘리무진 동승 50분간’을 놓고서는 그동안 갖가지 억측이 무성했으며, 특히 야당의원들은 당시 상황을 ‘대통령과의 통신 두절 및 경호 무방비 상태“라고 규정하고 국회에서 그 배경을 추궁했었다.

이어 김대통령은 “우리는 남북간 경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므로 통일 비용이 독일처럼 많이 들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시장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은 김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이후 국내외 언론과 가진 첫 회견인데 김대통령은 18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와, 19일에는 일본 NHK방송과 각각회견할 예정이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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