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미사일회담 결렬…北, 수출중단대가 현금보상 요구

  • 입력 2000년 7월 12일 18시 25분


북한과 미국의 미사일 회담이 양측의 의견 차이로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한 채 결렬됐다.

양측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3일 동안 회담을 진행했으나 북한이 미사일 부품 및 기술의 수출을 중단하는 대가로 매년 10억달러의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바람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양측 협상대표가 12일 각각 밝혔다.

16개월만에 재개된 이번 미사일 회담은 남북한 정상회담 등 한반도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렸으나 북한측은 미사일 수출 중단에 따른 현금보상을 고집하면서 미사일 개발 도 중단할 수 없다고 맞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북한측 협상대표인 장창천 외무성 미주국장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동아시아에 수천기의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는 미국은 우리에게 미사일 개발 동결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며 “미사일 수출을 중단할 경우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미국이 현금으로 보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보상요구액이 연간 현금 10억달러였다고 확인하면서 “(우리가 미사일 수출을) 중단할 경우 발생할 경제적 정치적 손실에 대한 보상을 미국이 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미국측에 거듭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측 협상대표인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차관보는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수출 중단과 관련해 아무런 보상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가 진전되고 (한반도) 안보환경이 개선되자 더 큰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측은 추후 다시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는 결정하지 못했다.

<콸라룸푸르=AP연합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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