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문은 그동안 “당의 울타리역할을 하겠다”며 출마를 고사해왔다. 그러나 주변과 당 일각에서 “정권재창출 등 난제가 산적한 집권후반기에 당을 제대로 추스르기 위해서는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해야 한다”며 끈질기게 설득해 출마결심을 얻어냈다는 것.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최근 보고를 받고 “말릴 수는 없지 않느냐”며 ‘묵시적 양해’를 한 것으로 알려져 권고문의 행보는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문제는 권고문이 1위 득표를 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 그러나 권고문측은 “최고득표에 연연해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권고문이 경선출마 결심을 굳힘에 따라 동교동계도 경선에 임하는 전체적인 구도의 재정립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동교동계 대표주자로 사실상 결정된 한화갑(韓和甲)전사무총장과의 ‘쌍두마차’체제로 경선에 임할 수밖에 없게 된 것. 여기에다 권고문의 출마로 김영배(金令培) 안동선(安東善)의원 등도 불출마쪽으로 가닥을 잡고 범동교동계의 결속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튼 경선이 4인 연기명 투표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만큼 동교동계의 입장이 최종적으로 정리되면 이른바 ‘동교동 티켓’에 동승하기 위한 다른 자천타천 후보진영의 ‘구애공세’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인제(李仁濟)고문이 경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입장을 결정하자 출마를 저울질해온 노무현(盧武鉉)전의원도 경선 불출마의사를 이미 당핵심부에 전달했다는 후문. 노전의원은 개각시 입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