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이총재의 대선도전 선언과 다름없는 ‘중부정권 창출론’이 나오기까지는 당내의 고민이 적지 않았다. 내각제개헌을 내걸고 총선에 임했던 자민련으로선 당장 “내각제를 주장하는 정당에서 무슨 대선이냐”는 반론에 부닥칠 수밖에 없기 때문. 실제로 이날 이총재 발언에 대해 “내각제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냐”는 물음이 쏟아졌고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이 나서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해명해야 했다.
그러나 이총재의 선언은 ‘중부권 대표주자’ 이미지를 확산시켜 득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당직자들은 기대한다. 다른 당이 차기 대권주자를 내세워 선거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는 터에 이총재의 선언도 충분히 ‘효과 있는 카드’라는 판단에서다.
한편으로 이총재의 선언은 ‘JP로부터의 독립선언’이라는 의미도 내포한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총재도 충청도의 ‘데릴사위’가 아니라 대접받는 ‘맏사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총재가 이날 “3년 내로 내각제개헌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명예총재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나는 총선이 끝나봐야 분명하게 점칠 수 있다고 본다”며 JP와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