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총선 첫 여론조사]3黨 강세지역 1위분포 분석

  • 입력 2000년 3월 21일 19시 34분


동아일보 총선 여론조사는 이번 16대 총선에서도 지역몰표 현상이 재현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으나 지역별로는 그 추세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즉 영남은 강화되고 충청은 약화되는 쪽이라면 호남은 현상유지다. 한나라당은 영남 65개 선거구 중 61곳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영남의석의 94%를 석권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공천파동의 후유증과 ‘민국당 바람’으로 영남에서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이 상당부분 잠식될 것이라는 ‘예상’은 적어도 아직은 체감하기 어렵다.

영남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민국당 후보는 김윤환(金潤煥)최고위원 단 1명뿐. 영남에서 열세라는 민주당도 김중권(金重權·경북 봉화-울진), 노무현(盧武鉉·부산 북-강서을)후보 두명이 1위를 달리고 있는 현실에 비하면 민국당의 부진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92년 대선 당시 초원복집 사건이 오히려 영남표 결집을 가속화시켰듯이 ‘민국당 바람’도 역으로 한나라당으로 표를 결집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는 관측도 나온다.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은 부산의 21석을 싹쓸이했으나 대구에서는 13석 중 2석, 경북에선 19석 중 11석을 얻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대구와 경남 전역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영남지역 대부분의 후보들이 오차범위를 뛰어넘는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15대 때 국민회의가 1석을 제외하고 석권했던 호남의 경우, 이번에도 민주당이 한곳에서만 열세를 보이는 등 양상이 비슷하다. 다만 그 내용면에서는 15대 총선 당시 국민회의의 호남지역 득표율이 71.6%였는데 반해 이번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주당후보들의 지지율은 65.3%로 결집 강도가 다소 떨어지는 추세다.

자민련은 15대 총선 때 대전 7개 선거구를 석권하고 충남 13개 선거구 중 12개를 얻었으나 이번 여론조사에선 충청권 24개 지역구 중 9개 지역에서 타당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위로 처진 후보도 3명.

내각제에 대한 기대치 무산 분위기에 자민련의 야당선언, 그리고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의 ‘충청권 차세대주자론’ 등이 혼재돼 동요하고 있는 이 지역 표심이 이번 여론조사 결과 나타난 셈.

영호남과 충청권의 특정당 몰표 현상에 비해 수도권에선 지역몰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전국적인 균형추 역할을 하곤 했다. 15대 총선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은 수도권 96개 지역구 중 54개(56.3%), 제1야당인 국민회의는 30개(31.3%), 자민련은 5개 지역을 차지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로는 여당으로 변신한 민주당이 수도권 97개 선거구 중 59곳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지역은 36개. 결과적으로 수도권은 이번 총선에서 15대 때와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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