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환-이기택씨 탈락…한나라 215곳 공천자 확정

  • 입력 2000년 2월 18일 23시 15분


한나라당이 18일 발표한 16대 총선후보 공천에서 김윤환(金潤煥) 신상우(辛相佑) 오세응(吳世應) 김정수(金正秀) 정재문(鄭在文)의원과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 등 중진들이 대거 탈락, 당내에 파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총재단회의와 당무회의를 잇따라 열어 전국 227개 선거구 중 215개 선거구의 공천안을 심의, 의결했으나 탈락한 의원 등이 격렬하게 반발해 진통을 겪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당무회의에서 위원들이 반발하자 “문제가 제기된 10개 선거구에 대해서는 재심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달아 공천심사위에서 제안한 공천안을 의결했다.

이총재는 이날 밤 이들 10개 선거구 공천자에 대해 재검토, 당초 공천에서 배제됐던 서울 성동의 이세기(李世基)의원만 공천키로 번복하고 나머지 9개 지역구는 공천심사위 원안대로 공천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을 통해 발표했다. 이원창(李元昌)총재특보는 “이세기의원은 공천자로 내정됐던 김도현(金道鉉)전문화체육부차관보다 경쟁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여당후보를 꺾을 수 있는데도 자료검토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져 공천을 번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역구 출신 현역의원 110명 중 17명이 탈락했고 11명은 불출마선언을 했거나 비례대표로 가기 위해 지역구 공천신청을 포기, 모두 28명(25.5%)이 물갈이됐다. 공천신청을 했던 전국구 의원 6명도 낙천했다.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영남에서는 현역의원 58명중에서 14명이 탈락, 24%의 교체율을 보였다.

그러나 순수한 물갈이로 볼 수 있는 낙천의원은 김윤환 오세응 김정수 정재문 백남치(白南治) 정문화(鄭文和) 서훈(徐勳) 김호일(金浩一) 허대범(許大梵)의원 등 모두 9명이다. 신상우 이상희(李祥羲) 김도언(金道彦) 한승수(韓昇洙) 김영진(金榮珍) 임진출(林鎭出) 김재천(金在千) 노기태(盧基太)의원 등 8명은 지역구 통폐합에 따른 현역의원간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총재는 이번 공천에서 비주류 중진들을 대거 배제하고 계파안배 관행을 무너뜨려 친정체제를 확고히 구축했으나 김윤환 신상우 오세응의원 등 낙천의원들 뿐만 아니라 김덕룡(金德龍)부총재 등 비주류측이 공천기준의 불공정성 등을 문제삼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후유증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경북 경주에서 낙천한 임진출의원은 “이번 공천은 금품거래에 의한 무원칙의 극치였다”며 금품 수수의혹을 제기했다.

또 영남출신 낙천의원과 공천신청자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인데다 이른바 ‘영남당’ 창당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공천에서 한나라당도 민주당에 이어 신진 영입인사인 오세훈(吳世勳·서울 강남을) 원희룡(元喜龍·서울 양천갑)변호사와 대학총학생회장 출신인 오경훈(吳慶勳·서울 양천을) 정태근(鄭泰根·서울 성북갑) 고진화(高鎭和·서울 영등포갑)씨와 박종희(朴鍾熙·수원 장안)전동아일보기자 임태희(任太熙·성남 분당을)전재정경제부과장 등 30,40대 10여명을 수도권에 집중 공천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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