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원 한나라 농성]"만약 대비" 출입문 계속 봉쇄

  • 입력 2000년 2월 13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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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의 농성이 이틀째로 접어든 13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중앙당사에는 소속 의원들과 청년당원 들이 출입문을 봉쇄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검사들 10분만에 돌아가▼

○…서울지검 공안부 조상수검사 등 2명은 전날(12일)에 이어 이날 오후 3시50분 경 정의원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한나라당사를 다시 방문. 그러나 이날 1층에서 대기 중이던 박주천(朴柱千)사무부총장 등 20여명의 소속 의원들은 아예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기다리던 검사들은 10분만에 발걸음을 돌렸다. 당사 1층에는 상경한 정의원의 지구당(부산 북-강서갑)당원과 사무처요원 100여명이 ‘김대중정권은 야당파괴 공작을 즉각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정형근죽이기를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제창.

▼출두반대 입장 확인▼

○…한나라당은 이날 이회창(李會昌)총재 주재로 긴급 주요당직자회의를 소집, 검찰의 정의원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한 논의를 한 끝에 “우리 당은 현재의 상황을 계속 유지할 방침”이라며 정의원 출두반대 입장을 재확인. 또 14일로 예정된 규탄집회는 여권에 공격 빌미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일단 유보.

또 이날 회의에서 “검찰이 담당 검사만 보내 정의원의 출두를 종용하는 것은 적법한 절차에 의한 법집행조치라는 명분을 쌓으려는 계산된 행동”이라며 “따라서 구인에 나선 검사들을 상대로 정면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무대응방침을 결정.

▼鄭의원 격려방문 줄이어▼

○…정의원이 머물고 있는 당사9층 기획위원장실에는 소속 의원들의 격려방문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

이날 아침부터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 김수한(金守漢) 이중재(李重載)고문을 비롯해 강창성(姜昌成)부총재 박희태(朴熺太) 정창화(鄭昌和) 전석홍(全錫洪) 김용갑(金容甲) 권철현(權哲賢)의원 등이 잇따라 정의원을 방문해 격려. 특히 이날 오후 긴급 주요당직자회의에 앞서 이총재가 정의원과 20분 간 밀담을 나눠 눈길.

○…검찰이 11일 정의원의 서울 서초동 자택 급습에 실패한 뒤 12일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정의원의 구인을 강행하려하자 한나라당에서는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당초 검찰이 긴급체포서를 갖고 구인에 나섰을 때에는 한나라당에서 “긴급체포의 명분이 없다”며 대여 공격을 펼 수 있었지만 검찰이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뒤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받는 등 적법한 집행절차를 밟고 나오는 상황에선 “법질서에 반하는 것”이란 시각이 대두될수 있기 때문. 이와 관련해 정의원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출두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정치인의 발언을 빌미삼아 구속하려는 정치검찰의 불법 강제연행에는 응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내용의 반박 자료를 배포.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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