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진인사들 영남조직책 반납 '봇물'

  • 입력 2000년 2월 3일 17시 46분


민주당의 일부 신진인사들이 조직책을 반납한 뒤 출마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이같은 도중하차는 특히 영남지역에서 도미노현상처럼 번지고 있어 이번 총선을 통해 영남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민주당의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인천 남동을 조직책으로 임명됐던 최동호(崔東鎬)전KBS부사장은 지난달 조직책을 반납하고 외국으로 떠났다. 경북 청송-영덕 출마를 검토해온 조은희(趙恩禧)전대통령문화관광비서관은 지역구가 영양과 통합되면서 “지역구획정이 불리하게 됐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대타로 윤영호(尹英鎬)남해화학사장을 후임으로 내정했다.

경남 남해-하동 조직책을 맡았던 김욱태(金煜泰)전관세청장도 건강문제를 이유로 지난달 29일 예정됐던 지구당창당대회를 연기했다. 그러나 김전청장의 경우 처음부터 지역정서상 승산이 낮다는 판단을 내린데다 주변인사들의 적극적인 만류로 출마를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중구 조직책으로 임명됐던 권용목(權容睦)전민주노총사무총장도 지난달 예정됐던 지구당 창당대회를 연기한 뒤 지역구 출마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권씨는 “민주노동당 후보가 지역구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 울산인데 내가 출마하면 과거 노동계 동지들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권씨의 경우 처음부터 지역구 출마에는 적극적이지 않았음에도 민주당이 다소 무리하게 조직책으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잇따른 조직책 반납의 배경에는 한나라당 강세지역에서 선거결과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선거자금 등 실질적인 선거지원에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당지도부에 대한 실망감도 깔려 있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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