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합당 않기로… 연합공천 싸고 2與진통 예상

  • 입력 1999년 12월 22일 23시 39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단독회동을 갖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을 추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두 사람은 그러나 내년 16대 총선은 두 당이 협력해서 공조 속에 치르기로 했다고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은 ‘2여(與)1야(野)’의 현 구도대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에서 김대통령은 먼저 김총리에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합당과 관련해 (반대)의사를 밝혔는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가 이해를 하겠다”며 진의를 물었고 이에 김총리는 “생각이 변한 것이 없다”고 합당불가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김총리는 특히 자민련 당내사정 때문에 합당에 응할 수가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박수석은 전했다.

이에 김대통령은 “각 당의 입장이 존중돼야 한다”고 이를 수용하고 “그러나 선거에서 공조는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회동에 이어 청와대에서 열린 양당 국회의원 및 원외지구당위원장 부부초청만찬에서 이같은 결과를 설명하고 선거에서 철저한 공조체제를 유지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양당은 정국안정과 민주화라는 책임 아래 (공조에)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5년 동안 협력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에 대한 약속이며 이를 지키지 못할 때는 국민에 대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옷사건 등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뜻하지 않게 고초를 겪을 것으로 생각되며 대통령으로서 유감된 심정을 다 말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역사에 남을 만한 공헌을 했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총리는 “앞으로 순리에 따라서 상생(相生)의 정치를 해나가자”면서 “특히 공동정부의 초심으로 돌아가 새천년 국가를 위해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합당이 무산됨에 따라 양당은 앞으로 민주신당 창당 등 내부정비작업을 본격적으로 벌이는 한편 연합공천 등 선거공조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지만 연합공천을 둘러싸고 적잖은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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