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千원장 사의반려…野 대선자금 수수 國調요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7일 97년 대통령선거 때 김대통령이 당시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사장(현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발언한 천용택(千容宅)국가정보원장의 사의 표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천원장의 발언을 문제삼아 그에 대한 사퇴권고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나 특별검사제 도입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천원장이 대통령에 대한 오전 보고에서 발언에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대통령은 천원장을 질책하고 앞으로 신중히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써 (문제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치자금 문제가 또 나온 것은 (이 정권이)국정운영을 정도로 하지 않는 자세 때문”이라면서 “이 사건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진상 규명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도 “대선자금 수수뿐만 아니라 국정원 직원의 정형근(鄭亨根)의원 미행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국정조사나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재벌의 돈을 받은 김대통령은 자신이 불법 여부를 단정지을 자격이 없다”면서 “김대통령은 무슨 목적으로 언론사 사주에게서 돈을 받게 됐는지, 돈의 출처와 액수 그리고 사용내용 등을 낱낱이 국민에게 밝히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은 이날 “대통령을 모시는 측근들은 언행에 조심해야 한다”면서 “천원장은 대통령이 법에 어긋나는 정치자금을 받지 않았다는 취지를 얘기했지만 결과적으로 대통령에게 누를 끼쳤다”고 말했다.

〈최영묵·김차수기자〉ymook@donga.com

▼삼성 "자금전달 확인못한다"▼

삼성그룹은 17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야당시절 홍석현 중앙일보회장을 통해 삼성의 정치자금을 건네받았다는 천용택 국가정보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사실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뭐라 말하기 어렵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삼성은 “천원장이나 야당의원들의 발언을 종합해볼 때 삼성이 정치자금을 줬다는 사실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정치자금 규모나 전달경로 전달배경 등을 확인할 수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