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협상]자민련, 소선거구제 수용 어정쩡

  • 입력 1999년 12월 12일 19시 47분


여야의 선거구제 협상이 ‘소선거구제+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자 자민련은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11일 이긍규(李肯珪)원내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당론에 변화없다”면서 복합선거구제 고수를 지시했다. 이총무는 이에 따라 12일 여야총무접촉에서 같은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는 총무접촉에 앞서 “복합선거구제 외에 다른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들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차수명(車秀明)정책위의장은 “아직 여야가 합의 본 것은 없다”,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복합선거구제가 마지노 선”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런 겉모습과 달리 속사정은 ‘소선거구제 대세론’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수당인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이 합의하면 소수당인 자민련으로서는 이를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

이 때문에 선거구제 협상이 막바지에 들어가는 이번 주 중 자민련이 현실적 이해를 극대화하는 선에서 결국 소선거구제를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권역별 비례대표 수 확대와 지역구 및 비례대표 중복출마 허용이 가능한 절충안으로 거론되나 박총재 등 영남권 의원들이 이에 만족할지는 미지수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