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추진위원 1차 발표/선정 뒷얘기]

신당창당추진위가 10일 1차 추진위원 25명의 명단을 발표했지만 꺼져가는 ‘신당 불씨 살리기’ 차원의 발표인 탓인지 정치권의 반향은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 이번 명단도 지난달 발기인 명단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할 사람들이 뚜렷하게 눈에 띄지 않는데다 그나마 국민회의 현역의원들과 ‘지역구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들을 배제한 탓인지 기존 의원들의 반발도 거의 없는 형편이다.

○…1차 추진위원 선정작업은 발기인 선정작업 때와 마찬가지로 추진위 조직분과위원장인 정균환(鄭均桓)총재특보단장이 실무를 총괄했다는 후문. 여기에 추진위 대변인인 김민석(金民錫)의원이 보조역할을 했다는 것.

정단장과 김대변인은 서울 시내 모호텔에 ‘작업실’을 마련해 놓고 대상인사들과 접촉하며 “새로운 천년의 첫 3년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임기 후반기가 안정돼야 우리나라가 재도약할 수 있다”는 논리로 설득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

정단장은 “이번에는 현장에 나가 뛸 수 있는 경쟁력있는 인사들을 가미했다”며 “다들 자기 조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들이라 모시기가 힘들어 삼고초려(三顧草廬)를 거듭했다”고 고충을 토로.

○ …하지만 1차 명단이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黃永祚)씨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지난번 발기인 명단 발표 때 빠진 사람들이어서 신선미가 없다는 게 국민회의 내의 중평.

당 관계자들은 “김민하(金玟河)한국교총회장, 소설가 유시춘(柳時春), 황수관(黃樹寬)연세대교수, 그리고 대학총학생회장 출신인 오영식(吳泳食) 우상호(禹相虎) 임종석(任鍾晳)씨 등 대부분이 지난번에 거론됐던 인물들”이라고 촌평.

추진위는 원래 1차에서 60∼70명을 발표하고 2차 때 100명 가량을 발표키로 내부 계획을 세웠으나 ‘불씨살리기’ 차원에서 ‘다단계 발표’가 낫다는 의견이 우세해 이번에는 25명만 발표했다는 것.

○ …이번에 발표된 신당창당추진위원에는 80년대 울산지역에서 활동해온 권용목(權容睦)전민주노총사무총장이 노동계대표로, ‘신바람건강학’으로 유명한 황수관연세대교수가 의료계대표로 합류.

금융계 대표로는 은행장 시절 한보대출 외압을 거부한 사실이 청문회를 통해 밝혀진 정지태(鄭之兌)전상업은행장이 포함됐고 법조계에서는 심재륜(沈在淪)전고검장의 항명파동사건 수습을 주도했던 이원성(李源性)전대검차장이 합류.

또 전신마비라는 장애를 극복하고 하버드대에서 석사까지 마친 이일세(李一世)나사렛대 겸임교수는 하버드대가 그를 위해 처음으로 학교에 장애인보행 보조도로를 설치한 사실이 국내에 알려져 화제가 됐던 인물.

○…한편 이원성전대검차장과 박용호KBS아나운서실장은 이날 신당추진 명단 발표장에서 “앞으로 당과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내년 총선 출마의 뜻을 간접 피력.

또 안광구전통상산업부장관과 권용목전민노총사무총장 등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으며 영남출신인 강덕기전서울시행정1부시장과 이태교한성대대학원장 등의 출마여부도 관심사.

〈김창혁·공종식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