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LL 무효 일방선언…북측 해상군사통제수역 선포

  • 입력 1999년 9월 2일 18시 25분


북한이 2일 인민군 총참모부를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무효”라며 북측 해상군사통제수역을 일방적으로 선포, NLL문제를 둘러싼 남북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조짐이다.

북한은 이날 “서해 해상 우리의 영해 안에 제멋대로 설정한 미군측의 강도적인 북방한계선은 무효임을 선포한다”며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에 대한 자위권은 여러가지 수단과 방법에 의해 행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또 △정전협정에 따른 경기도와 황해도의 경계선 △북측 강령반도 끝단인 등산곶과 한국측 굴업도 사이의 등거리점(북위37도18분30초, 동경125도31분) △북측 옹도와 한국측 서격렬비도, 소엽도 사이의 등거리점(북위37도1분12초, 동경124도55분) 등을 연결하는 수역을 인민군측 해상군사통제수역으로 선포했다.

이 수역에는 NLL 이남의 한국측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이 포함된다.

북한은 7월21일 열린 유엔사와의 판문점 장성급회담에서 이같은 해상경계선을 제시하고 이를 협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미국 한국과 가질 것을 제의했었다.

북한은 “북방한계선은 미군측이 정전협정과 국제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우리 영해 안에 그어놓은 비법적인 선”이라며 “북방한계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미군측의 주장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엄중한 침해”라고 주장했다.북한은 또 “6월15일 서해 해상 충돌이 있은 직후 우리는 문제의 수역에서 충돌의 재발을 막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장령급회담(장성급회담)을 통해 노력해왔으나 미군측은 이 문제 토의를 외면해왔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이날 취한 조치가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 문제를 협상의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만 미군측이 끝내 문제토의를 외면하고 비법적이고 강도적인 북방한계선 문제를 계속 고집하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의 당당한 해상군사통제수역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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