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먹구름 걷힐까?…당분간 발사 않을듯

  • 입력 1999년 8월 11일 19시 32분


제네바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북한 미사일 문제가 ‘협상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회담 결과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한미 양국의 당국자들 표정과 언급에서 이같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1일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본격 협상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의 제임스 루빈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수주일 내 북한과 미사일 협의를 계속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국 당국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북―미 미사일 협상이 향후 최소한 한차례 이상 열릴 것이고 그때까지는 북한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 정부가 만족감을 표시하는 것은 북―미 간의 ‘추가협상’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회담의 질에 있어서도 ‘의미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여러 징후들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

물론 양측 대표인 미국의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담당특사나 북한의 김계관(金桂寬)외무성부상이 속내를 털어놓고 시원스럽게 대화를 나눈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김부상이 대화를 하면서 ‘내 사견이지만…’ 또는 ‘본국의 훈령과는 무관하지만…’이란 전제를 붙여 ‘본심(本心)’을 조금씩 흘렸다는 것.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불쑥 불쑥 튀어나와 서로 깜짝 놀라는 일도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북한측은 “뭘 더 줄 수 있느냐”며 넌지시 미국측의 ‘카드’ 제시를 원했고 미국측은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며 팽팽한 탐색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