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개각 결정까지]폭-시기 엎치락 뒤치락

  • 입력 1999년 5월 23일 20시 18분


24일 단행되는 개각은 그 어느 때보다 잡음과 부작용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 이유는 이 사람 저 사람이 한마디씩 나선 이른바 ‘개각예고제’때문이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8일 박지원(朴智元)공보수석비서관을 통해 “러시아 방문(27일)이전에 신설기관장에 대한 인선을 매듭짓고 방문 후 개각을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수석의 발표와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의 기자간담회 과정을 거치면서 대폭개각방침이 기정사실로 굳어졌고 이에 따라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아 버리는 혼란이 야기됐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김대통령은 이를 진정시키느라 부심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일각에서는 개각의 시기를 러시아 방문 전으로 앞당기고 그 폭도 중폭이나 소폭으로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됐다. 이 때문에 21일까지만 해도 개각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었으나 결국 김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의 회동에서 대폭개각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

결국 김대통령이 18일 개각방침 발표 이후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했던 혼란상황을 ‘24일 전면개각’으로 정리한 것은 더이상의 논란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은 처음부터 대폭개각 방침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이 사실인지, 아니면 결과론적인 얘기인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개각 폭에 대한 김대통령의 구상이 다소 흔들린 듯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김대통령이 이번에 시도한 ‘개각예고제’는 경위야 어떻든 기대했던 성과보다는 부작용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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