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재평가 바람]金대통령 「風向」고심

  • 입력 1999년 5월 17일 19시 44분


청와대는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과의 화해를 ‘정략적’이라고 평가하는 시각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박전대통령 기념관 건립사업이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 주도하는 것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7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도 “박전대통령 기념관 건립은 민간에서 주도하고 이를 정부가 지원하는 형식”이라며 “정부가 이를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승만(李承晩) 윤보선(尹潽善)전대통령 기념관 건립문제에 대해서도 “민간차원에서 기념사업을 추진할 경우 정부가 지원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부에서 박전대통령과의 화해에 대해 ‘정략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나 선의는 선의대로 받아들여달라”며 “21세기의 진정한 화합의 상징으로 피해자인 김대통령이 화해를 선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전대통령이 근대화과정에서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분배문제에 소홀했던 것 등에 대해서는 그것대로 역사가들이 정확한 평가를 할 것”이라며 “김대통령은 다만, 대승적 차원에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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