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의 「박정희 화해」]상도동 시각

  • 입력 1999년 5월 16일 21시 17분


김영삼 전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의 고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지원 약속에 대해 공개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재임중 역사바로세우기를 통해 ‘5·16’을 ‘쿠데타적 사건’으로 규정했던 김전대통령인 만큼 부정적인 반응은 분명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현정권이 나서서 박전대통령 기념사업을 벌인다고 해서 그의 과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 측근은 “김전대통령은 92년 대선 대구 수성천변 유세때 원고에는 ‘이 나라의 법통을 지켜온 곳’이라는 표현이 있었으나 이를 ‘대통령을 세 분이나 배출한 곳’이라고 바꿔서 연설했다”면서 “이것은 박정희정권이 군사독재였다는 확고한 신념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전대통령측은 특히 김대통령이 추진하는 ‘박정희와의 화해’에 정략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한 측근은 “현정권이 내년 총선을앞두고영남민심을 달래기 위해 억지춘향격으로박전대통령 기념사업을 지원하겠다고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전대통령이 현정권을 독재정권으로 보고 있는 마당에 김대통령이 박전대통령 기념사업을 지원함으로써 상도동과 동교동 사이는 더욱 멀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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