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전투기사업 연기-축소 가능성…공군 반발

  • 입력 1999년 5월 13일 06시 28분


군이 북한의 위협과 통일 이후 주변국과의 군사력 균형을 감안해서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차기 전투기(FX)사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공군은 내년 4월 한국형 전투기인 KF16 생산(총 1백20대)이 끝나면 그보다 성능이 뛰어난 신예 전투기를 2005년 이후 확보한다는 내용의 FX사업을 90년대 중반부터 추진했다.

F15E(미국) 유로파이터2000(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컨소시엄) 라팔(프랑스) SU35(러시아) 중 1개 기종을 골라 1백20대 가량 배치한다는 사업계획은 최근 재정난 때문에 도입 규모가 60대로 줄었다.

그러나 국무총리실 기획예산위 산업자원부는 6조원 가량이 드는 FX사업을 연기하거나 크게 축소하는 대신 KF16을 40대 이상 추가 생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한국항공우주산업’이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내년에 KF16 생산이 끝나면 2005년까지 일감이 없어 생산공백으로 국내 항공산업이 위축된다는 것.

그러나 군은 차기전투기 유력후보인 F15E의 작전반경이 KF16의 2배 이상이고 중국 일본이 현재 F15E급을 2백대 가량 보유하고 있어 군사력 균형 차원에서라도 차기 전투기를 40대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군은 정부 재정과 항공업계 기반 유지를 감안해 FX예산 일부를 떼내서 KF16을 20대 가량 추가생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곤란하다는 것.

공군은 FX규모를 1백20대에서 40대로 줄이고 남는 예산으로 KF16을 20대 가량 추가생산하는 선까지 양보했는데도 FX사업 자체를 연기하라는 것은 안보보다 업계 입장을지나치게우선시하는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20일경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주관하는 항공우주산업개발 정책심의회를 열어 KF16 추가생산 물량과 예산조달 방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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