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중진들,「無主空山」PK-TK 군침

  • 입력 1999년 2월 19일 19시 29분


한나라당의 부산 경남(PK) 대구 경북(TK) 대표주자를 놓고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PK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퇴임후 정치일선에서 물러난데다 좌장역할을 해온 최형우(崔炯佑)의원마저 쓰러져 사실상 지역맹주가 사라졌다. TK지역 역시 맹주를 자처해온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가 비주류로 돌아선 뒤 주류진영의 구심점이 없어졌다.

이에 따라 영남지역 의원들은 새로운 구심점을 물색중이고 중진의원들은 대표주자로 부상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PK에서는 박관용(朴寬用)부총재가 한발 앞서가고 있다. 박부총재는 이회창(李會昌)총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덕분에 주류쪽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부총재의 지역대표성을 무기로 의원들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반면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은 김전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민주계를 파고들고 있다. 신부의장이 수시로 김전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찾아 정국상황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여기에다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가 내년 총선때 부산에서 출마할 경우 PK지역 맹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부산출신의 한 의원은 “김전대통령이 정치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정치적 영향력이 살아있기 때문에 부산 경남을 아우르는 지역맹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TK 대표주자후보로는 이상득(李相得)정책위의장과 강재섭(姜在涉)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총재가 남은 부총재 세자리 중 대구 경북 몫을 우선 배려하겠다고 약속해 누가 부총재가 될지 관심이다. 이와 관련해 경북출신 의원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이상득의장을 TK몫 부총재로 추천키로 의견을 모아 이총재에게 전달했다.

TK지역 차세대주자로 거론돼온 강의원 역시 영향력 확대를 모색중이다. 지난해 총재경선에 나서려다 중도포기했던 강의원은 세대교체 바람 확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김윤환전부총재의 영향력이 아직은 건재해 그가 누구를 지원하느냐에 따라 TK 대표주자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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