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파문 난 몰라』식약청 「보직다툼」혈안

  • 입력 1999년 2월 11일 19시 38분


청장과 국장이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여전히 ‘보직’과 ‘상납’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식약청은 구속된 김연판(金鍊判)의약품안전국장 후임을 놓고 청내 경합이 치열하다.

신약개발에서부터 의약품 유통까지 인허가에 관련된 모든 규제를 맡고 있는 의약품안전국장은 식약청내 ‘노른자위’로 통한다.

제약업체들은 뇌물을 상납하는 대가로 규제의 관문을 통과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식약청 공무원들은 보건복지부 인사가 내정된다는 소문이 돌자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외청으로 독립한 식약청이 엄청난 인사적체에 시달리는데 복지부 인사라니 웬 날벼락이냐”고 말했다.

의약품안전국장(3급) 자리는 전통적으로 약사출신이 맡아왔지만 이번 사건의 여파로 지방의약품청의 K,S,L씨등 일반행정직 공무원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식약청은 지난달 연인원 1만1천여명을 동원해 전국 5천6백개 식품업소에 대해 특별단속을 벌였으나 4백88개 지방 영세업소만 적발돼 상납을 하지 않은 업소에 대한 선택적 단속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 식품업소 관계자는 이날 “식약청의 행정단속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기 때문에 상납이 최상책이며 돈 없는 영세업자들만 제물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대대적인 행정쇄신과 물갈이 인사가 있어야 식약청이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위용기자〉jeviy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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