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박태준총재, 5일 내각제대화…추측만 무성

  • 입력 1999년 2월 10일 19시 1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5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연내 내각제 개헌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박총재는 8일 총재단회의에서 김대통령에게 내각제 개헌안 요강과 개헌추진일정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중 개헌추진일정의 골자는 25일까지 연내 개헌에 대한 김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내용.박총재는 이에 대한 김대통령의 반응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김대통령이 뭐라고 언급을 했으나 이를 공개하면 보안 유지가 어려워 밝힐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자연히 당 안팎에는 김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무성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부총재는 10일 “김대통령이 연내 개헌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만약 연내 개헌에 대한 긍정적 언질이 있었다면 박총재가 굳이 이를 함구했을리 없다는 분석이었다.

일부에서는 김대통령이 아예 자민련의 요구를 묵살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내각제 문제는 이미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 무릎을 맞대고 상의하겠다고 했는데 자민련이 나서서 시한을 정하고 압박하려는데 대한 불쾌한 감정을 나타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실제로 청와대측은 내각제문제와 관련해 무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김대통령과 박총재의 회동내용에 대해서도 “두분이 나눈 대화를 어떻게 알겠느냐”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자민련은 맥빠진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내각제 주공격수인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마저 모처에서 장기 휴식중이어서 ‘개점휴업’이라는 말까지 니오고 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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