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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2월 8일 0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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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번 무디스 국가신용평가국장은 7일 “한국은 긍정적 신용관찰대상(Review for Possible Upgrade)에 올라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실사작업을 위해 조사단을 이끌고 이날 방한한 번국장은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3월말 이전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신용등급을 1단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한꺼번에 2단계 이상 상향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무디스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하면 △1월19일 피치IBCA △1월25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이어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가 모두 한국을 투자적격으로 평가하게 된다.
번국장은 “지난해말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금융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와 외환보유고 등 대외부문의 건전성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지를 이번에 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은 가용외환보유고가 5백억달러를 넘어서고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등 이미 외부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도 3∼4%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한국은 여전히 △신흥시장의 불안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 등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은 한국에 매우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달러강세와 저금리 및 낮은 원자재가격 등 80년대말∼90년대초반에 누렸던 ‘3저(低)현상’이 재현되고 있어 한국의 경제회복 가능성이 매우 밝다는 것이 그의 진단.
그러나 그는 “일본의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한국은 다소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엔화약세는 현재 한국을 위협하는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의 신용등급이 장기적으로 상향조정되기 위해서는 은행의 경영건전성이 회복되고 대기업의 부채비율이 낮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번국장은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은행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개발연구원 금융연구원 한나라당 등을 방문, 한국의 경제현황을 논의한 뒤 10일 오전 출국할 예정이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