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사무실」파문 국회 파행…한나라 본회의 불참

  • 입력 1998년 12월 31일 07시 33분


국회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1백여건의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 본관 529호에 안기부 ‘사찰분실’이 있다고 주장하며 본회의에 불참해 회의를 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은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총무와 협의해 본회의를 31일 오전10시로 연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529호 앞에서 밤샘농성을 계속하며 이 사무실에 있는 서류함과 책상서랍 등을 확인하지 않을 경우 국회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31일 본회의가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안기부 요원들이 529호에 상주하며 야당 의원들의 동향파악과 도청 감청등 정치사찰에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는 국민의 정부에서도 인권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김인영(金仁泳)정보위원장은 “529호는 정보위 소속으로 정보위가 열릴 때 안기부 직원들이 본부와 보안을 요하는 문서를 팩스로 수신하거나 자료복사 등을 위해 마련한 방으로 사찰과는 무관하다”며 “평상시에는 안기부출신 정보위 전문위원인 김모씨와 민모사무관, 안기부 직원인 안모씨가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위원장은 또 “이종찬 안기부장과 통화했으나 이부장도 529호에 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니 잘 알아서 해결해 달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자민련의 대전 충청지역 의원들도 이날 대전시지부와 대전서갑지구당(위원장 이원범·李元範의원)사무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긴급 모임을 갖고 “검찰의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으면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겠다”며 반발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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